같은 물건인데, 여성용이 왜 더 비쌀까

 

전 세계적으로 여성용품이 남성용품보다 다소 비싸게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같은 브랜드에서 나온 동일한 목적의 물건도 남녀성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뿐 아니라, 여성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을 주고서라도 이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뉴욕 소비자 연합이 장난감부터 샴푸 등 여성·남성이 구분된 800여개의 용품을 조사한 결과, 여성용품의 가격이 남성용품보다 평균 7% 더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여서 영국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여성용품이 남성용에 비해 최대 37%까지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역시 같은 브랜드의 남성용 면도기는 9천원~만원인 반면, 여성용은 1만2천원~2만원에 팔리고 있었다.

 

국내 여성 소비자는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싸게 팔리는 물품도 서슴지 않고 구입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수입 화장품이 다른 나라보다 비싸게 판매될 경우 구매하겠는가’라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30대 여성 308명 중 43%가 ‘비싸도 품질이 좋으면 구입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인천대 소비자학과 이영애 교수는 “‘비싸면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라며 “가격보다는 실제 물품 속 성분 등을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일한 목적의 물품이어도 왜 여성용이 더 비쌀까? 또 여성소비자는 왜 비싼 가격을 주고서라도 구입하려는 것일까? 이영애 교수는 “남성은 기능 측면에서 물품을 고르지만, 여성은 기능 외에 디자인·색깔·부가 기능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후 선택한다”며 “여성용품이 남성용보다 비교적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게 가격책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용품이 남성용에 비해 유난히 비싼 이유는 여성 소비자의 인식이나 추가적인 기능이 한 몫 하겠지만, 원시시대 생활 패턴에서도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인류가 농경시대를 열기까지 남성은 사냥, 여성은 채집을 중심으로 생활해왔다. 남성은 사냥을 통해 목표물을 습득한 반면, 여성은 과일·곡식 등을 비교하며 보다 나은 것을 선택해왔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산과 들에 널려있는 것들을 주워 담아 관찰하던 본능이 남아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구매력 분야를 연구해온 파크 언더힐 박사는 『쇼핑의 과학』이란 저서를 통해 “대형쇼핑몰에서 남·녀의 소비패턴을 분석한 결과, 남성은 6분 만에 33달러를 쓴 반면, 여성은 3시간 26분 만에 876달러를 지출했다”며 “남성은 계획한 물품을 정한 후 별다른 고민 없이 구매했으나 여성은 시간을 넉넉하게 투자하면서 품질·용도·타사제품 비교 등을 통해 제품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영애 교수는 “여성은 남성보다 품질이 좋고, 기능이 많고 비싼 물품을 선택해왔다”며 “과거에는 과일·곡식 등 먹거리에 초점을 맞췄으나 지금은 가방·구두 등 소비재로 패턴이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소비자도 단순 용도로 물품을 고르면 비싼 가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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