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상지’ 중국, 오미크론도 잡을 수 있을까

[Dr 곽경훈의 세상보기] 중국 경찰국가와 코로나

2020년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유행을 시작했을 때 체육관에 설치한 임시병원

제2차세계대전은 큰 변화를 만들었다. 세계 전체를 보면 1차대전으로 흔들리던 ‘유럽의 지배’가 완전히 끝나고,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그런데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참담하게 패배했음에도 ‘일본 군국주의’가 전쟁 후까지 큰 영향을 남겼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 승리한 후부터 세력을 얻기 시작해서 1930년대에는 군부 강경파가 툭하면 총리암살을 시도할 만큼 강력해진 ‘일본 군국주의’는 2차대전 당시에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질서정연하게 통제된 경찰국가’를 꿈꾼 그들은 만주와 동남아시아의 점령지에서 그런 꿈을 현실화했다.

2차대전이 끝나자 아시아에는 그런 일본 군국주의에 크게 영향을 받은 지도자들이 등장했다. 만주에서 일본군 장교로 복무한 박정희와 일본의 싱가포르 점령을 경험한 리콴유는 각각 일본군 장교와 변호사로 출신은 달랐지만 한국과 싱가프로에서 권력을 획득하자 경제발전을 달성하는 방법으로 ‘질서정연하게 통제된 경찰국가’를 건설하려 했다. 다만 ‘일당독재’와 ‘부유한 국가’를 동시에 달성한 리콴유와 달리 박정희는 경제발전이라는 토대를 닦았지만 민주화는 사후 과제로 남겼기에 ‘절반의 성공’에 그친 셈이다. 500만 남짓한 인구의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와 달리 한국은 질서정연하게 통제하기에는 너무 규모가 큰 국가다.

그런데 2000년대부터 중국공산당이 싱가포르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싱가포르는 자본주의가 발달해 경제적으로는 어떤 국가보다 부유하면서도 정치적으로는 ‘인민행동당 독재’가 공고해서 중국공산당에게 훌륭한 ‘롤모델’에 해당한다. 그러나 그때만 해도 중국공산당의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 예측하는 사람이 많았다. 싱가포르는 500만 남짓한 인구를 가진 도시국가여서 통제하기 쉽지만, 중국은 십수억의 인구와 방대한 영토를 지닌 거대한 국가여서 완벽히 통제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경제가 발전하면 중국에서도 필연적으로 민주화가 진전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그런 예측이 줄었다. 중국은 우한에서 대유행이 시작한 초반에는 고전했지만 CCTV부터 딥러닝까지 온갖 첨단기술을 이용하여 대중을 강력하게 통제함으로써 유행을 성공적으로 차단하고 억제했다. 최근까지도 중국은 세계의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여 아주 우수한 방역성과를 자랑했다. 물론 지나치게 강압적이고 극단적인 방식이라 개인의 인권을 말살한다는 비난에 시달렸고 실제로도 중국의 방역은 ‘정상적인 민주국가’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방식이다. 그래서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공산당이 꿈꾸는 ‘부유하지만 질서정연하게 통제된 경찰국가’가 가능할 것 같다는 두려움을 만들었다. 대유행을 일으킨 바이러스도 막아낼 만큼 촘촘한 감시망이면 십수억의 인구도 충분히 통제할 수 있을 것이며 ‘민주화’를 요구하는 불온한 목소리를 손쉽게 잠재울 수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과 함께 상황이 약간 달라졌다. 우한에서 시작한 유행을 차단한 이후, 오랫동안 일일 신규확진자를 수십명, 기껏해야 백명 남짓으로 통제하던 중국에서도 최근에는 일일 신규확진자의 규모가 수천명에 도달했다. 다른 국가와 달리 아직도 이른바 ‘제로 코로나19’를 포기하지 않은 중국은 이번에도 강력한 록다운, 대규모 선제검사, 확진자의 엄격한 격리로 대응하고 있다. 과연 온갖 첨단기기를 이용한 중국의 통제가 오미크론 변이를 이길 수 있을까? 만약 중국이 오미크론마저도 통제할 수 있다면 대유행이 종료한 후, 정말 ‘질서정연하게 통제된 경찰국가’를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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