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때 부쩍 큰 아이, 마냥 좋아하면 안 되는 이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 아이가 또래보다 빨리 큰다고 해서 마냥 안심할 것은 아니다. 아이들의 신체적인 변화를 주의 깊게 보다가 조금이라도 성조숙증이 의심된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성조숙증은 또래에 비해 사춘기가 빨리 시작되는 경우를 말한다. 구체적으로 여아의 경우는 만 8세,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사춘기가 시작된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 사춘기 시작과 함께 신체적 변화가 동반되는데 남아는 고환의 용적이 4cc 이상(어른 엄지손톱 정도 크기), 여아는 가슴에 몽우리가 잡힌다면 사춘기가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성호르몬은 2차 성징을 유도하고 성장판을 자극한다. 사춘기가 일찍 시작된 아이들은 성호르몬이 성장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또래보다 키가 빨리 크는 경향이 있지만 성장판이 일찍 닫혀 조기에 성장이 끝난다. 결국 성인이 되었을 때에는 평균 키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성조숙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에는 13만 명 이상으로 늘어났는데 낮아지는 출산율과 대비되는 증가 추세다. 여아의 초경 나이는 점차 어려지고 있다. 국내 연구에 의하면 초경 연령은 지속적으로 낮아져 최근에는 12.6세까지 앞당겨졌다는 보고가 있다. 전문가들은 환경이나 식생활의 급격한 변화가 인체에 영향을 주고 호르몬 변화를 야기해 사춘기를 앞당기고 성조숙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비만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나 플라스틱 등의 화학물질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이 신체의 내분비계에 악영향을 끼쳐 사춘기를 앞당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 유전적인 요인이나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도 성조숙증 유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키보다 크는 속도 봐야
현재 키가 또래보다 크다고 모두 성조숙증인 것은 아니다. 키가 크는 속도를 더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키와 몸무게를 체크해 성장 속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성장 속도가 최근에 급격히 빨라졌다면 이는 성조숙증을 의심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신호다.

성조숙증은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나뉘는데 치료를 위해서는 이 둘을 먼저 구분해야 한다. 먼저 중추성 성조숙증이란 성조숙증의 원인이 뇌의 시상하부나 뇌하수체 등의 중추성에서 유래하는 경우로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샘 축’의 조기 활성화로 인해 성호르몬이 정상보다 일찍 분비되어 발생한다. 대부분 아이들은 중추성 성조숙증으로 사춘기 지연 주사를 4주~12주 간격으로 처방받게 된다. 드물게 나타나는 말초성 성조숙증은 고환이나 난소에 종양이 있어서 성호르몬이 다량 분비되거나 약품이나 화장품 등에 의하여 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경우 유발된다.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준 교수는 “성조숙증 치료를 받으면 아이의 키가 더 자라지 않거나 여아의 경우에는 불임이 될까봐 걱정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다. 사춘기 지연주사는 성조숙증으로 인해 성장판이 빨리 닫히는 것을 방지해 키가 꾸준하게 오랜 기간 크는데 도움을 준다. 주사 맞은 부위에 통증이 있거나 붓는 등 일반적인 주사 부작용 이외에 심각한 부작용을 보이는 사례는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성조숙증 예방하려면 비만 관리부터
비만 관리가 성조숙증 예방의 첫걸음이다. 아이가 일회용 용기나 플라스틱, 성인용 화장품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환경호르몬이나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성분들이 2차 성징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들은 함부로 먹이지 말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에 섭취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 교수는 “아이가 균형 잡힌 식사를 적당량 섭취해 비만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루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과 규칙적인 수면 습관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성장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평소 아이의 성장 속도를 정기적으로 확인해 성조숙증이 의심된다면 성장클리닉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장했다.

김성은 기자 se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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