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13호 (2022-03-14일자)

‘파이의 날’에 생각하는, ‘수학의 정신’

탈북한 천재 수학자와 수학 때문에 우울한 고교생을 통해 삶과 수학에 대한 문제를 던져주는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가 헐리우드 대작 ‘더 배트맨’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지요? 영화 ‘이상한…’에서 천재 수학자 이학성은 수학의 재미와 의미를 노래합니다.

오늘은 이학성처럼 수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미소짓는 날입니다. 우리나라와 일본, 타이완에서는 남성이 여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화이트 데이’이지만, 세계의 교양인에겐 ‘파이(π)의 날’이자 ‘세계 수학의 날’이랍니다.

파이는 ‘둘레’를 뜻하는 그리스어 ‘περιμετροζ(페리훼리이아)’의 머리글자로 원의 둘레를 지름으로 나눈 값, 우리말로 원주율이지요. 198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과학관의 물리학자 래리 쇼가 3월 14일을 기념일로 제안했고, 2009년 미국 의회가 초월수인 원주율 3.141592…의 근삿값 3.14를 국가 기념일로 정한 뒤 각국으로 번졌고요. 또, 2019년 11월 유네스코(UNESCO) 전체회의에서 이 날을 세계 수학의 날(International Day of Mathematics·IDM)로 정했지요.

원은 동서양의 고대문명에서부터 신성시됐고, 수많은 천재들이 원주율 값을 찾았지요. 원의 크기와 상관없이 원주율 값이 일정하다는 것부터 온갖 방법으로 근사치를 찾은 천재들에겐 경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파이(π)라는 용어는 1706년 영국의 수학자 윌리엄 존스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레온하르트 오일러가 1736년 자신의 저서에서 사용하면서 유럽 전역으로 번졌습니다.

오일러란 이름 들어보셨지요? 미적분학을 체계화하고 삼각함수의 생략기호 Sin Cos Tan, 함수기호 f(x) 등을 창안한, 스위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입니다. 빛의 파동설을 주장한 것으로도 유명하지요? 60세 때 시력을 잃고도 10년 간 학문에 매달린 최고의 학자였지요. 18세기 독일 프리드리히 대왕과 러시아 예카테리나 여제가 경쟁적으로 오일러의 스카우트전을 벌일 정도였다고 합니다. 당시 유럽의 패권을 추구하던 계몽군주들이 최고의 수학자를 스카우트하려고 한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볼만 합니다.

수학의 영어 ‘Mathematics’는 ‘배운 것,’ ‘알아야 할 것’ 등을 뜻하는 그리스어 ‘máthēma’가 어원입니다. 넓게 학문이나 과학의 뜻으로 쓰였고 중세까지는 지금의 수학보다는 ‘점성술(Astrology)’이나 ‘천문학(Astronomy)’의 뜻으로 많이 사용됐다고 합니다. 수학은 서구 과학의 발달과 함께 수, 양, 구조, 공간, 명제, 논리학 등의 개념을 다루는 학문으로 특화됐지요. 동양에서는 산학, 산수 등 좁은 의미의 학문만 있다가, 19세기 중반에 서구 학문이 전파된 뒤 수학이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게 됐지요.

영화 ‘이상한…’에서 이학성은 제자에게 “수학은 옳은 문제에서 옳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가르칩니다. “정답보다 중요한 것은 답을 찾는 과정”이라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증명하라고 이끕니다. 어쩌면 답과 결과가 압도하는 ‘이상한 나라’에서 진정 필요한 정신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니까 극장가에서도 뜨거운 반응이 있는 것이고요.

파이의 날이자, 수학의 날에 과학 발전의 토대를 제공한 수학자들에게 감사하며 수학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생활 곳곳에서 수학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겠네요. 과정을 중시하는, 정직한 ‘수학의 정신’을 새겨보는 것도 뜻 깊겠네요, 비록 답을 얻지 못해도 답을 찾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끼는 수학의 정신을…. 그런 사람을 존중하는 문화가 번지면, 우리 사회, 덜 팍팍하고 따스해지지 않을까요, 우리 사회가 아니라면 적어도 우리 자신이라도….


[오늘의 음악]

‘파이의 날’에 어울리는 음악 두 곡 준비했습니다. 영화 ‘이상한…’에서 이학성은 수학의 아름다움을 주장하며 파이의 숫자로 이뤄진 음계로 피아노를 연주합니다. 영화 마케팅을 맡은 회사는 이 음악 ‘파이 송’의 커버 이벤트를 펼치고 있는데, 모델이 되는 곡 들어보시지요. 파이 음악은 이전에도 계속 선보였는데 다이넬 커메로의 이론에 영감을 받은 데이비드 맥도날드의 ‘Song from π’도 멋지네요.

  • 파이 송 –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OST [듣기]
  • Song from π – 데이비드 맥도날드 [듣기]

1 개의 댓글
  1. 박문일

    수학의 날이 있었군요.
    많이 배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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