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약이 췌장암 환자 수명 연장 돕는다”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람들이 많이 복용하는 혈압약이 생존율 낮기로 유명한 췌장암 환자들의 생명을 몇 년 가량 더 연장시켜줄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억제제와 안지오텐신수용체2차단제(ARB) 계열의 이들 혈압약이 췌장암 환자의 사망위험을 최대 28%까지 줄여준다는 것. 지난달 국제 암학술지《BMC(바이오메드센트럴) 암》에 발표된 미국 토머스제퍼슨대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포털 웹엠디가 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ACE 억제제와 ARB는 정맥과 동맥을 이완시키고 심장이 혈액을 더 쉽게 펌프질할 수 있게 함으로써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발휘한다. 이들 혈압약에 대한 동물실험은 이들 약물이 췌장암의 성장을 늦춰 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 사람들 대상 소규모 임상시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지만 확고한 결론을 도출하기엔 대상 환자 수가 너무 적었다.

연구진은 이탈리아 성인 370만 명의 데이터를 조사해 2003년~2011년 췌장암 진단을 받은 8158 명을 찾아냈다. 이들 환자의 대부분은 췌장암 진단 후 약 6개월 이내에 사망했다. 하지만 진단 후 ARB를 복용한 환자는 비복용 그룹에 비해 사망 위험이 20% 낮다는 것이 발견됐다. 또 췌장암 수술을 받은 소수의 환자 그룹에서 ARB복용 그룹은 사망 위험이 2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ACE억제제를 복용한 췌장암 환자는 진단 후 처음 3년 이내에 사망 위험이 13% 낮았지만, 이후 그 혜택은 점점 낮아졌다. 연구책임자인 토머스제퍼슨대 스캇 키스 교수(생물통계학)는 “ARB와 ACE억제제가 췌장암에 대한 실험적인 치료법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티모시 폴릭 교수(종양학)는 좀 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폴릭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급적이어서 선택과 치료 편향에 취약하며 임상의료 데이터가 누락되기로 악명 높은 행정의료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했기에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연구 중에 ACE억제제와 ARB 복용이 대장암으로부터 보호해준다는 연구와 폐암의 발암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엇갈리고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하면서 좀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bmccancer.biomedcentral.com/articles/10.1186/s12885-022-09200-4)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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