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끝나가는데…트윈데믹 올까?

의료진이 시민에게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이달 들어 20만 명대를 웃돌면서 위험도 역시 최고단계인 ‘매우 높음’으로 상향됐다. 유행이 정점을 향하고 있는 것인데,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완화되면 올해 하반기엔 ‘트윈데믹’이 현실화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트윈데믹(twindemic)은 트윈과 팬데믹의 줄임말로 증상이 유사한 두 가지 질병, 가령 코로나19와 계절독감인 인플루엔자가 가을, 겨울철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부터 이 용어가 종종 쓰이고 있는데, 최근에는 독감(flu)과 코로나 바이러스(corona)의 합성어인 플루로나(flurona)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올해 트윈데믹이 우려되는 이유는 계절독감에 대한 집단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약 2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및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으로 인해 계절독감 유행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집단 면역도 약화됐다는 것이다. 하반기에 방역 수칙이 완화되면 계절독감이 크게 유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한 코로나19와 계절독감에 동시에 감염됐을 때의 치명률도 예단하기 어렵다. 계절독감의 치명률은 0.1% 이하에 그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노약자나 기저질환자에게는 합병증을 유발해 트윈데믹 발생 시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초에는 이스라엘에서 코로나19와 계절독감에 동시 감염된 환자 사례가 보고되면서 전세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아직 세계적으로 동시 감염 환자가 거의 없지만, 코로나가 팬데믹에서 엔데믹(토착병)으로 전환하는 하반기에는 미지수라는 것.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는 최근 “언제까지 이렇게 마스크를 쓰고 생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코로나 팬데믹이 점점 사그라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당분간 증감을 반복하고 이후에는 트윈데믹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코로나와 계절독감의 변별이 어려워지는데 올해까지는 두가지 바이러스에 동시 감염이 (국내에서) 없었기 때문에 그 위험성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계절독감의 유행 시점은 11월부터 이듬해 4월말까지다. 매년 유행시기 동안 300~700만명이 감염되고 3000~5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감염시 고열과 두통, 근육통, 전신 쇠약감 등 증상을 겪으며, 합병증이 발생하면 사망 위험이 크게 치솟는다.

이에 따라 국내외에선 바이오 업체들이 코로나, 계절독감의 결합 백신을 개발 중이다. 미국 모더나는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결합 백신 개발에 들어갔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는 온라인 다보스포럼에서 “우리 목표는 사람들이 겨울마다 2~3회가 아닌 연간 1회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노바백스도 작년 하반기 호주에서 결합 백신의 임상 1·2상에 돌입했다.

국내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 백신 개발과 함께 코로나, 독감 결합 백신을 개발 중이다. 보유하고 있는 독감 백신인 스카이셀플루와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 기술력을 통해 올해 말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백신 유효성에 대해선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이미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도 계절독감 수준으로 현저히 낮아진 상황에서 결합 백신 접종에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일반인의 경우 방역 생활 수칙을 통해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노약자와 기저질환자의 접종은 권유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처럼 독감백신도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접종 유무에 따라 위중증 확률이 크게 바뀌기 때문.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는 트윈데믹을 경고하면서 백신 접종과 방역 지침 준수가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라고 안내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에 대해 집계한 결과, 미접종 시의 치명률은 0.6%로 접종받지 않은 경우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계절독감의 6배 이상 크며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는 10배 이상 높았다고 밝혔다.

 

    장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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