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예방주사제 복제약 불허로 국제적 반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예방 주사제를 최초로 승인했다.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대주주인 HIV 전문의약업체 ‘비브(ViV) 헬스케어’가 개발한 ‘아프레투드(Apretude)’라는 주사제였다.

아프레투드는 한 달 간격으로 600㎎씩 2회 주사 받고 이후 2개월마다 600mg씩 주사를 받아 1년에 총 6회 주사를 맞으면 HIV를 예방할 수 있다. ‘프렙(PrEP)’으로 불리는 HIV 노출 전 예방약은 길리어드 사이언스 (GILD)사가 개발한 ‘트루바다’와 ‘데스코비만’이라는 한 쌍의 알약이 유일했다. 이 프렙 알약은 매일 복용해해야 한다. 반면 아프레투드는 1년에 6회 주사로 충분하며 예방효과는 더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아프레투드가 장기지속형 예방주사제로 불리는 이유다.

이 아프레투드를 개발한 비브 헬스케어(이하 비브)는 비선진국을 위해 싼값에 이를 공급하는 정책을 당분간 유보하겠다고 밝혀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고 미국 건강의학매체 스탯뉴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브는 저소득국가의 제너릭 제약사의 제조능력, 규제 및 자본력, 인프라 문제 등으로 인해 제너릭(복제약) 인허가를 내주기 힘들어 “적어도 출시 초기 몇 년 동안” 자사가 아프레투드의 유일한 공급사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프레투드는 에이즈의 세계적 퇴치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기대를 받아왔던 만큼 이런 결정에 대한 전 세계 에이즈 환자 지원단체의 분노도 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0년 HIV에 감염된 사람은 세계적으로 약 150만 명에 이르며 가장 많은 발병자가 있는 대륙은 아프리카다.

비브는 비선진국에 대한 아프레투드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주사 1회분 당 100달러 미만이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주사 1회분 당 가격이 20달러로 책정된다 해도 1인당 부담액은 120달러(약 14만8000원)로 환자 1인당 프렙 알약 비용을 40달러 이하로 책정한 저소득국에는 엄청난 분담이 될 수밖에 없다.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약사인 제시카 버리는 “비브가 제너릭을 허용하지 않은 것에 크게 실망했다”면서 “이것은 취약계층의 접근권에 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허가를 줘도 실제 제조까지는 2,3년이 걸리는데 (이를 유보함으로써) 매일 더 많은 사람들이 HIV에 감염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에이즈 지원단체들이 더욱 분노한 것은 비브가 과거 다른 치료제에 대해선 가난한 국가의 경우 싼값에 복제약을 공급받을 수 있게 제너릭 계약을 허용해왔기 때문이다. 지원단체들은 “부끄럽게도 비브와 GSK는 HIV 감염 위험이 있는 사람들과 매일 알약 복용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선택권을 박탈했다“면서 ”이는 HIV 치료를 위해선 광범위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는 제약회사로서 부끄러운 짓“이라고 비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를 비판하는 자체 성명에서 비브의 다른 HIV 소아용 치료제 가격이 제너릭 버전보다 22배나 비싸다는 것을 보여주는 글로벌 펀드의 자료를 함께 공개했다.

이런 거센 역풍에 대해 비브 대변인은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서 이 혁신을 도입하려면 매우 복잡한 현실적 문제가 있다”면서 “우리는 이 중요한 의약품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빨리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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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2-03-08 01:54:40 삭제

      제약사도 투자금은 회수를 해야지 ㅋㅋㅋㅋㅋ공산주의냐? 그냥 내놓으라고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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