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질병 ‘근감소증’, 노인 13%가 환자···국내 첫 통계(연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질병으로 분류된 근감소증(sarcopenia) 환자가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약 13%에 이른다는 국내 첫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내용은 국제학술지 《예방의학 및 공중보건 저널(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 and Public Health)》에 최근 실렸다. 이 학술지는 대한예방의학회가 발행한다.

영남대 의대 장민철 교수(재활의학)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메타분석에서 13.1%가 근감소증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성 근감소증 환자는 14.9%, 여성 근감소증 환자는 11.4%로 남성들에게 근감소증이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의 근감소증 유병률을 메타 분석으로 이처럼 평가한 체계적인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근감소증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장애, 사망 위험을 높이는 질병으로 노인들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근감소증에 걸릴 경우 가까운 거리를 가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앉았다 일어나는 데도 큰 어려움을 겪는다. 자주 넘어져 골절상을 입을 위험이 크다. 근감소증 환자의 82%는 종아리 둘레가 32㎝ 미만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온몸의 근육량이 종아리 둘레와 비례한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한국 노인의 근감소증 유병률을 알아보기 위해 2020년 12월 28일까지 발행된 의학정보온라인DB 메드라인(MEDLINE), 코트레인 라이브러리(Cochrane Library), 엠베이스(Embase), 스코퍼스(Scopus) 등의 논문을 두루 분석했다.

연구팀은 논문 3건과 환자 2,922명을 이번 메타 분석에 포함시켰으며, 근감소증 진단을 위해 ‘노인 근감소증에 관한 유럽 실무그룹 분석(EWGSOP)’ 기준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한국 노인의 근감소증 통합 유병률을 추정한 첫 연구 결과인 이번 메타 분석에서 근감소증 환자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므로, 앞으로 근감소증의 예방과 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적인 선행 연구 결과에 의하면 근감소증의 유병률은 10~20%다. 다른 나라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미국 15.51%(65세 이상 인구), 칠레 19.1%(60세 이상 인구), 중국 19.3%(60세 이상 인구) 등으로 보고됐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한국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 낮으며 식습관의 차이, 주변 환경, 문화, 인종 특유의 유전 등 다양한 요인이 유병률의 차이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의하면 국내 근감소증 환자 가운데 남성이 여성보다 상당히 더 많은 것은 근감소증이 많이 나타나는 당뇨병 환자가 남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고, 남성이 음주·흡연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흡연은 혈류량을 줄이며, 이 때문에 근육에 제공되는 산소량이 감소한다. 또 정상적인 호흡을 방해해 결과적으로 폐의 가스 교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게 함으로써, 근육이 산소를 공급받기 어렵게 한다. 근육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근육의 성장이 억제돼 근감소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음주는 단백질 합성을 줄인다. 근육 내 단백질 합성은 근육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이므로, 과음은 근감소증 발병 위험을 높인다.

따라서 노인 근감소증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금연·금주를 하거나 흡연량과 음주량을 줄이고, 매주 최소 2~4회의 유산소 운동과 근력을 기르는 운동(저항 운동)을 병행하고, 단백질을 적절하게 섭취(체중 kg 당 1g 이상)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조언했다.

현재까지 한국의 근감소증 유병률 조사 관련 논문은 12건 이상이나, 이번 메타분석에 포함된 논문 3건은 근육 기능을 측정한 연구 결과까지 담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근감소증의 특징은 골격근 질량과 기능이 모두 손실되는 데 있다. 근력은 근육량에 의존하기 때문에, 근감소증을 진단하려면 근육량과 근육 기능을 모두 측정해야 한다.

연구팀은 소규모 연구여서 한계점이 있다고 밝히고, 모집단을 대폭 늘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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