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변비…알츠하이머 위험 요인 1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매에 걸리면 기억하고, 생각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점진적으로 잃어버린다. 그러나 치매와 관련된 뇌의 변화는 인식과 행동에 명백한 영향이 나타나기 수십 년 전에 이미 시작되고 있을지 모른다.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효과적 치료법이 없는 상태에서 의학계는 이 병을 조기 발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초기 위험요인을 알아내면 약물이나 다른 치료를 통해 병의 진행을 막거나 늦출 수 있는 목표점을 알 수 있어서다. 새로운 관찰 연구에서 최장 10년 후 알츠하이머 병의 진단과 관련된 10가지 의학적 상태를 식별해 냈다.

프랑스 ‘파리 뇌 연구소’ 연구팀은 10가지 초기 위험요인과 최장 10년 후 알츠하이머병 진단 사이에 통계적 연관성을 발견했다. 우울증, 청력 손실 등 기존에 알려진 위험 요소도 있지만 새롭게 식별된 요인도 있다.

연구에 의하면 주요우울증은 알츠하이머의 후속 진단과 관련해 가장 빨리 나타나는 질환으로, 적어도 발병 9년 전에 나타났다. 이 밖에 알츠하이머 진단과 관련된 다른 조건은 불안, 변비, 비정상적 체중 감소, 경추 척추증,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난청, 수면장애가 포함된다. 또한 낙상과 피로도 알츠하이머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가 알츠하이머 발병에 기여하는지 아니면 초기 증상인지는 알수 없었다. 향후 연구는 이러한 상태가 발병을 돕는지, 혹은 이미 발생한 뇌의 변화의 초기 징후인지 알아내는 것이다.

변비, 위험요인으로 식별한 첫번째 연구

연구팀은 영국에서 2만214명과 프랑스에서 1만9458명 등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1차 건강관리 기록을 분석했다. 연구 기간 15년 동안 이들의 의료 기록을 진행성 뇌질환 진단을 받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했다. 연구팀이 조사한 123가지 건강 상태 중 10가지가 2~10년 뒤 알츠하이머 병의 진단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다.

제1 저자인 토마스 네델레 박사는 “우리의 연구는 청력 문제나 우울증과 같은 알려진 연관성과 경추 척추증이나 변비와 같은 덜 알려진 다른 요인이나 초기 증상을 확인하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건강 상태가 질병의 위험 요인, 증상 또는 경고 신호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우울증, 청력 손실, 수면 장애 등은 알츠하이머의 위험 요인으로 기존에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에서 처음으로 변비를 위험 요소로 식별했다.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기 7년 전부터 변비와의 연관성이 뚜렷해졌다. 변비는 우울증과도 관련이 있고, 루이바디 치매나 파킨슨 병과 같은 다른 뇌 질환의 초기 징후로 인정된다.

예방 위한 노력, 너무 이른 나이는 없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알츠하이머학회 과학프로그램 책임자 클레어 섹스턴 박사는 “이번 연구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를 더해준다”고 말했다. 우울증이 있다고 나중에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다는 뜻이 아니다. 정신 건강을 돌보는 것이 전반적인 웰빙, 그리고 잠재적으로 인지 건강을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는 의미다.

2020년 란셋 치매 위원회는 과도한 음주, 머리 부상, 대기 오염 등 3가지 새로운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을 기존 목록에 추가했다. 기존 목록의 위험요인은 고혈압, 흡연, 비만, 우울증, 신체적 활동이 적은 것, 당뇨병이 포함된다. 당시 보고서는 연구에서 파악한 모든 위험요인을 수정하면 최대 40% 사람들이 치매를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연구에 관여하지 않은 영국 알츠하이머 연구소 케이티 브레이 박사는 “중년기가 치매 위험의 핵심 시기로 떠오르고 있지만 뇌 건강에 대한 예방조치를 하기에 너무 이르거나 늦은 나이란 없다”고 말했다. 치매를 예방하고 싶다면 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을 적당히 마시며,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활동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콜레스테롤과 혈압 수치를 조절하는데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는 《랜싯 디지털 헬스》에 실렸다. 원제는 ‘Identifying health conditions associated with Alzheimer’s desease up to 15 years before diagnosis: an agnostic study of French and British health records’.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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