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신약, 치료 효과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전질환 치료를 위해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 신약을 최초로 인간 체내에 주입한 임상시험 결과 독성단백질 수치가 1년간 최대 93%까지 떨어졌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이 신약을 공동 개발한 미국의 유전자생명공학기업 인텔리아와 리제네론의 최근 보고서를 토대로 과학 전문 학술저널《사이언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인텔리아와 리제네론은 지난해 트랜스티레틴(TTR) 아말로이드증으로 알려진 유전질환 환자 6명에게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반 신약후보물질을 주입했다. TTR 아말로이드증은 유전적 결함으로 간에서 비정상적 TTR 단백질이 생성돼 신경과 장기에 축적됨에 따라 발생한다. 이 질환을 물려받은 사람은 성인이 된 다음 신경통, 무감각, 심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DNA가닥을 잘라내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해당 DNA와 결합을 유도하는 메신저리보핵산(mRNA)와 실제 절단 효소인 Cas9 단백질로 구성된다. 인텔리아와 리제네론은 지방 입자와 간에서 TTR DNA와 결합을 유도하는 mRNA와 Cas9단백질로 구성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TTR아밀로이드증 환자 6명에게 주입했다. 한 달 뒤 이들의 독성 TTR 혈중수치가 급격히 떨어졌다는 논문이 지난해 6월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신약의 생체 주입효과에 대한 첫 번째 논문이었다. 《사이언스》는 이를 지난 연말 ‘2021년 올해의 혁신’ 2위로 선정했다.

그 연구진이 해당 임상시험의 12개월 후 독성 TR수치가 최대 93%나 떨어졌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다. 연구진은 해당 신약 주입이 이뤄진 지 2개월에서 12개월 된 15명의 환자의 독성 TTR의 혈중 수치가 신약 주입 이전과 비교했을 때 7~59%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고했다. 신경통 증세 또한 뚜렷하게 호전되고 있으며 안정상의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

이런 치료효과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쥐와 원숭이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는 200~300일이 지나면 TTR수치가 다시 반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존 레너드 인텔리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종 결과는 좀 더 기다려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미 몸 전체에 신경통 및 저림 증상이 있는 환자들의 증세가 호전될지 아니면 현상태로 안정될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렙볼 인텔리아 최고 의료책임자는 “통증과 감각에 관련된 말초 신경이 TTR의 축적으로부터 회복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치료 후 1년이 지나야 검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1회 치료만으로 독성 TTR 수치를 80%가량 줄이며 뚜렷한 증상 개선 효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신약승인 가능성이 높다. 이 보고서를 검토한 미국 매사추세츠대 의대의 테렌스 플로트 교수(유전자치료학)는 “매우 고무적 결과이기 때문에 크라스퍼 유전자가위 치료 플랫폼의 확대가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텔리아는 TTR 아밀로이드증 임상시험 대상을 계속 확대하면서 그와 비슷하게 간과 관련된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유전성 혈관부종(HAE) 환자에게도 유사한 CRISPR 치료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 법원이 지난달 28일 CRISPR 의약품 특허권 소송에서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가 아니라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가 설립한 브로드연구소의 손을 들어 줌에 따라 잠재적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인텔리아의 특허권 계약대상은 UC버클리였기 때문에 다시 브로드연구소와 특허권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해당 보고서는 다음 링크(https://ir.intelliatx.com/news-releases/news-release-details/intellia-and-regeneron-announce-updated-phase-1-data)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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