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폐경 여성, 치매 위험 35% ↑”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40세 이전 폐경을 맞는 여성은 만년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35% 높아진다는 예비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직 논문으로 발표되진 않았지만 이번 주 미국심장학회의 2022년 콘퍼런스에서 발표될 연구결과를 토대로 미국 CNN이 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조기 폐경(조기난소부전)은 40세 이전 여성의 난소가 호르몬 생성을 멈추고 월경 주기가 끝날 때 발생한다. 미국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는 평균 폐경 연령인 52세보다 12년 이상 빠른 것이다. 이번 연구를 검토한 미국심장협회(AHA) 회장인 도널드 로이드-존스 노스웨스턴대 파인버그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조기 폐경과 그에 따른 치매 위험 사이의 중간 정도의 연관성을 규명해냈다”라고 평가했다.

조기 폐경은 왜 일어날까? 로이드-존스 교수는 “난소와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장기를 포함한 신체 조직의 생물학적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생물학적 노화가 빨리 진행되는 것은 유전적, 환경적 또는 건강 관련 행태의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영국에 살고 있는 50만 명을 대상으로 유전과 건강정보를 분석 중인 영국 바이오뱅크에 참여한 15만3000명 이상의 여성에 대한 광범위한 데이터를 토대로 했다. 연구진은 연령, 인종, 체중, 교육 및 소득 수준, 담배 및 알코올 사용, 심혈관 질환, 당뇨병 및 신체 활동 같은 변수의 가감치를 반영한 결과 45세 이전에 폐경이 된 여성은 65세까지 조기치매 진단을 받을 확률이 1.3배 높다는 통계 수치를 뽑아냈다.

40세 이전 폐경을 조기폐경(premature menopause)이라 부른다면 40~45세 사이의 폐경은 ‘이른 폐경(early menopause)’이라고 부른다. 의학적으론 구별되지만 둘 다 가족력, 만성피로증후군 같은 자가면역질환, 에이즈, 암치료를 위한 화학요법 또는 골반 방사선 치료, 난소제거수술 등으로 야기된다. 로이드-존스 교수는 “수술로 인한 기능적 폐경은 생물학적 원인의 이른 폐경보다 위험도가 낮다”면서 “생물학적 원인의 이른 폐경은 조직노화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적신호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 필자 중 한 명인 중국 산둥대 박사과정 대학원생 하오 웬팅은 “여성들이 폐경기에 접어들면 에스트로겐 수치가 급감한다”면서 “장기적으로 에스트로겐 부족이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켜 뇌 노화를 증가시키고 인지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화스트레스는 세포 손상을 가져오는 활성산소 수치가 급속히 높아져 신체의 항산화방어시스템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활성산소는 세포 대사의 부산물로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지만 흡연, 환경 독소, 살충제, 염료, 대기오염에 노출되면 수치가 높아진다.

로이드-존스 교수는 “조기 폐경은 단순히 에스트로겐 문제 이상의 것에 대한 신호”라며 “임신성 당뇨병이나 임신 전 뇌전증처럼 해당 여성의 뇌와 심장에 조만간 문제가 발생할 것임을 알려주는 전조 증세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여성의 식습관, 신체활동, 체중, 흡연에 대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통제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약물치료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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