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남성 폭식장애도 눈여겨 볼 때 됐다(연구)

남성의 섭식 장애도 고려할 때가 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섭식 장애는 정신적인 문제로 음식을 먹는 데 장애가 생기는 병이다. 여기에는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증)과 폭식증(신경성 대식증)이 있으며, 두 질병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섭식 장애를 생각할 때 흔히 특정 이미지를 떠올리곤 한다. 바짝 야윈 팔, 갈비뼈와 어깨뼈가 툭 튀어나온 백인 소녀의 모습이다.

근육질의 우람한 체격의 남성이 역도 세션 사이에 단백질 쉐이크나 꿀꺽 마시고 탄수화물에 대해 마음을 졸이는 건 생각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는 남성형 섭식 장애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 같다.

미국 메사추세츠종합병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섭식 장애와 관련된 임상시험에서 남성이 아주 많이 과소 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정부의 임상시험 사이트(ClinicalTrials.gov)에 실린 임상시험 21건을 집중 분석한 결과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매사추세츠종합병원 헬렌 버튼 머레이 박사(정신과학)는 “최근 10년 동안 섭식 장애와 관련된 임상 시험에 참여한 남성의 비율이 우리가 보고자 하는 비율의 50% 미만에 그쳤다”고 말했다. 그녀는 ‘위장관(GI) 행동 건강 프로그램’ 책임자다.

머레이 박사는 남성이 여성만큼 섭식 장애에 취약한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의사가 남성의 섭식 장애를 아예 진단하지도 않는 경우도 일부 있고, 의사들이 잘못된 증상을 찾고 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여성과 전혀 딴판인 남성형 섭식장애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섭식 장애 중 거식증 환자는 살이 찌는 것을 두려워하며 음식을 먹지 않거나 먹은 뒤 억지로 토하는 등 행동을 일삼는다. 또한 폭식증 환자는 많은 양의 음식을 미친 듯이 먹으며, 폭식 후 억지로 구토와 설사를 일으킨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1~2020년 폭식 장애와 관련된 임상시험에 참가한 남성은 전체의 약 20%에 그쳤고, 이는 남성의 폭식 장애를 제대로 평가하는 데 필요한 비율의 약 50%밖에 안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의료계의 추정에 의하면 남성이 전체 폭식 장애 사례의 약 40%를 차지한다.

특히 남성이 거식증 및 폭식증 사례의 19%를 차지하지만, 관련 임상시험에 참가한 남성의 비율은 5%도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남성이 여성처럼 치료를 자주 받지 않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남성의 섭식 장애는 여성처럼 날씬해지는 것이 아니라, 근육질의 탄탄한 몸매를 갖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아시아인과 히스패닉도 섭식 장애에서 과소 평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의사협회지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저널에 실렸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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