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은 후 ‘죽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추락 사고로 뇌출혈이 발생한 87세 노인의 마지막 순간을 관찰한 뇌 촬영 연구가 화제를 모았다. 죽는 순간 자신이 겪었던 중요한 사건들을 마지막으로 재생하며, 지나간 삶을 회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한 ‘우연한 발견’이었다.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지만 인간이 죽은 후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의식이 있다면 얼마나 지속되는지 등을 검사하는 연구는 의학계의 뜨거운 감자다.

죽은 후에 삶을 회상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뇌의 움직임을 분석한 이 연구결과와 비슷하게 실제로 사망선고를 받은 후에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죽은 후에 인지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두 가지 다른 연구를 연결해보자면,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알고 생전의 추억을 빠르게 회상하는 것은 아닐까?

사망 후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 인식할 수 있어

미국 뉴욕 스토니 부룩 의과대학교 샘 파니아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심장이 정지된 후 망자(亡者)는 얼마 간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파니아 박사팀은 유럽 및 미국에서 일어난 심장박동이 정지된 상태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죽음 후의 의식을 연구했다.

심장마비로 소위 ‘죽었다’ 깨어난 사람들이었다. 심장마비로 심장의 활동이 정지된 사람들은 뇌의 생각을 담당하는 부분’ 대뇌 겉질’이 심장이 멈춘 후에도 짧은 시간 동안 지속해서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심장이 정지된 후 ‘임상적인 죽음’에 있는 동안,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의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심장박동이 멈춘 후 뇌 기능이 작동하고 있으므로, 이는 ‘죽은 몸 안에 갇혀’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파니아 박사는 “의식이 살아 있기 때문에 환자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은 증거는 의사가 ‘사망하셨습니다’라고 사망선고를 내릴 때, 심지어 ‘임상적으로’ 죽은 자가 이를 들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죽어가는 과정 실제로 수시간 소요

의학적으로 사망은 심장이 멈추고 모든 순환계가 기능을 잃은 순간을 의미한다. 순환계에 비해 뇌는 서서히 죽어간다. 감각을 처리하는 대뇌 피질의 뇌세포도 연쇄적으로 기능을 잃어간다. 그리고 이 뇌세포들이 모두 죽음의 경로에 닿을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사망 직후부터 수 시간 동안 소요된다. 이렇게 뇌가 죽어가는 과정에서 사망자는 주변 사람들 말이나 행동을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연구는 단순히 ‘사후에도 얼마간 뇌기능이 살아있다’라는 기존의 몇몇 연구를 뒷받침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심장마비로 사망선고를 받은 사람들이라도 소생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해 의미를 남기고 있다.

사망 후 뇌세포가 죽어가는 과정에서 환각 일어나기도

독일 베를린 샤리테 병원의 신경학 연구팀도 사망선고를 받은 9명의 환자에게서 심장 박동이 멈춘 후 뇌에서는 전기 신호의 일종으로 5분 정도 활동이 지속되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사망 후에도 뇌세포와 뉴런은 몇 분 동안 활동을 이어 나간다는 것이었다.

심장 박동과 순환이 모든 작동을 멈춘 후에는 뇌가 뇌세포에 축적된 전기 화학적 에너지를 내보내게 되는데, 이것이 곧 뇌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앞에서 소개한 연구와 마찬가지로 심장의 순환 활동이 재개된다면 뇌 작동도 되돌리는 소생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로 장기 기증 시 심장의 기능이 중지된 후 2~10분 안에 사망선고를 하는 것에 대해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여지도 남겼다.

사망 후 여전히 계속되는 뇌 활동은 임사체험(죽은 후의 경험)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내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사후세계 진위 여부를 두고 논란도 많다. 심장마비로 의학적인 죽음을 겪은 5명 중 1명은 사후세계를 경험했다는 조사가 있다. 이러한 임사체험이 사실은 영적인 현상이 아니라 순환계가 멈춘 후 뇌세포가 죽어가는 과정에서 환각에 빠지는 물리적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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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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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2-03-11 22:39:57 삭제

      한사람 한사람 사연이 없고 아픔이 없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예요...각인의 마음속 상처가 다 아물고 치유되길 바래요... 아파 본 사람이 아픈 사람을 위로할수도 보듬어 줄수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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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 2022-03-08 01:57:39 삭제

      의사는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고 심장마비 에크모 과다폐출혈 저혈압 계속된 수혈 그 순간에도 울지않겠다 마음먹으며 들을수도 없겠지만 아무일 아닌것처럼 이야기를 시작했지 울면서 슬퍼하면 아무것도 모르고 누워있는 그사람은 혹시나 들린다면 죽는건가 생각하고 그 의식이 본인을 지배할까봐 기적은 그때부터였나보다 그리고 그 날 이후 어느날인가 뇌기능은 알수없으나 죽지는 않는다..로 그 이후 잠시 깨어났다가 저체온요법에 또 다시 기관지 절개술까지 갔지만 하나씩 하나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의식이 없는 날들.. 똑같이 아무렇지않게 울지않으려 애쓰며 귀에 대고 이야기를 했을뿐... 의사의 처음 예상과 다르게 뇌기능도 심장기능도 폐기능도 회복되었다 40일만에 퇴원 석달의 재활 지금은 예전과 똑같지는 않지만 회복과 건강의 기적을 주심에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해주신 의사선생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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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꾀*** 2022-03-08 01:24:46 삭제

      지난 날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었죠 정말 찰나였어요. 작년에 또 한번 나의 가족에게 놀라운 기적이 있었어요 하늘나라에 계시는 나의 어머니가 지켜주시나봅니다. 고맙고 감사하고 사랑하고 보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잘 살아가고 싶고 그날이 올때까지 쉬운듯 어렵다는 평범한 삶 보통의 삶..을 위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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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 2022-03-07 22:11:41 삭제

      코미디닷컴인데 댓글은 감동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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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 2022-03-06 05:59:05 삭제

      죽은사람이 들을수 있는것은 뇌만 살아도 들을수 있는것이 아니고 청각 기능까지 살아야 들을수 있는것이다 뇌사판정이 떨어지면 죽은것과 같이 심장이 멋어면 죽은것이다 물질세계가 영게를 범할수 없듯 영게역시 물질 세게를 범학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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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 2022-03-05 08:38:52 삭제

      댓글들이 너무 슬퍼서 아침부터 펑펑 울었네요. 지난 아픔은 가슴에 묻고 본인들의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가족을 두고 떠나신분들의 간절한 바램일꺼예요. 그래야 그분들도 지난세월 잘 돌봐주고, 사랑많이 주셔서 감사히 잘지내다 가노라고 하시며 좋은 곳으로 가실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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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써*** 2022-03-04 15:56:51 삭제

      4년전 암으로 투병중이던 동생이 위중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심정지가 와서 우리곁을 떠나갔는데 그때는 가지말라고 울면서 동생이름만 계속 불러댔는데... 그때 이후로 알게된건 사망상태로 심정지가와도 청각기능은 제일 늦게 멈춘다네요 그런걸 미리 알았더라면 그렇게 울지만 말고 귀에 대고 속삭여줄걸~ "혜지야 좋는데 가서 이제는 편안히 쉬어~사랑해 고마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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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2-03-04 11:53:26 삭제

      하늘나라가 있다면 엄마도 동생도 평언하게 지내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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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 2022-03-04 11:16:30 삭제

      오늘 새벽 친정오빠가 57세로 하늘로 가셨습니다 근데 이내용이 저는 임종을 지키지못하고 아마 올케언니랑 애들 셋의 울음소리에 가지못하고 있었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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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2-03-04 06:49:40 삭제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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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2022-03-03 22:58:51 삭제

      저는 약 30년 전에 라디오 교통방송 에서도 나올 정도 로 큰 교통사고 를 당한 사람인데요, 제가 운전중 졸음운전 으로 차가 수차례 굴러 전복이 되었고 , 차 형태 가 완전 찌그러져 겨우 멈춘 후 위의 기사 내용 과 같이 , 내가 가지고 있던 최대한 어릴 적 때 나이모습 (평상시 아무리 생각을 해도 생각나지 않았던 상황) 과 당시의 배경 ,, 그리고 자라면서 기억에 남는 일 (특히 반성이 되는...) 그리고 반대 로 가장 행복했던 때 가 파노라마 로 스쳐 지나갔습니다, 다행히 어느정도 성인이 되는 영상 과정 중 여러 시민들이 차량 문을 뜯어내고, 저를 응급처치 해 주는걸 느끼면서 잠깐의 영상은 사라졌는데요 아마 제 생각엔 약 3~5분 정도 였다고 추정이 됩니다, 저를 구해주신 분 들 역시 사고 목격 후 약 5분 정도 걸려 차량에 불이 붙을까 최대한 저를 빨리 차에서 빼 냈다고 하셨고요.. 연구진 의 연구 결과 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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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2-03-03 22:56:09 삭제

      언니..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하기만 하길.. 나중에 꼭 만나서 내가 사랑 많이 많이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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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2-03-03 22:05:08 삭제

      아빠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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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 2022-03-03 09:14:42 삭제

      제 어렸을 적 홍역으로 사경을 헤맨 적이 있었지요. 끝없이 추락하는데 온통 회색빛이었지요. 아득히 멀어지는 느낌 중에 제 이름을 부르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고 깨어나려고 몸부림 쳤던 기억이 납니다. 사후 세계는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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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2-03-03 08:46:48 삭제

      나이들고 힘없어지면 돈이 젊음을 대신하니까 자신감이 생기지만 돈도 관리를 잘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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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2-03-03 08:43:48 삭제

      죽으면 끝이지 알면 뭐하고 모르면 뭐할건데? 건강하고 이쁘고 젊었을때가 제일 행복한 시절이었던것을 이제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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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 2022-03-03 08:41:52 삭제

      사람이 숨을 거둘적에는 절대로 떠들거나 울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육체에서 영혼이 떠나야 하는데 슬프하거나 떠들면 혼란스러워 얼른 떠나지 못한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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