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보다 비싼 향신료? 향도 맛도 다양해

샤프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향신료는 음식의 맛과 향을 증진할 뿐만 아니라, 고유의 풍미를 더해준다. 흔히 사용하는 후추가 십자군 전쟁의 경제적 배경이었고, 향신료 무역을 위해 대항해시대가 시작됐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향신료의 가치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귀한 향신료는 무엇이고, 어떤 맛이길래 이토록 비쌀까?

◆ 가장 비싼 향신료, 샤프란

프랑스 식물학자 장 마리 펠트는 저서 ‘향신료의 역사’에서 마른 샤프란 1kg을 얻기 위해선 꽃 10만 송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샤프란은 붓꽃과의 꽃으로 3개씩 있는 붉은색 암술을 말려 가공한 것이다. 붉은색 암술만 써야 해 모두 ‘수작업’ 생산한다. 이란에서 생산한 슈퍼니긴 등급은 금과 비슷한 가격에 판매된다.

샤프란은 특유의 향과 쓴맛, 단맛을 낸다. 적은 양만 사용해도 음식의 맛을 크게 높여준다고 알려졌다. 주로 생선요리, 빠에야, 리조또 등에 넣는다. 국내에선 샤프란차가 조금씩 인기를 얻고 있다.

샤프란은 비싼 가격만큼 건강에도 좋다. 네덜란드 학술지 《Phytomedicine》에 발표된 연구는 샤프란이 폐경기 여성의 상열감, 우울감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밝혔다. 특히 샤프란에 풍부한 크로신은 강력한 항산화제로 몸속 산화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줄이고, 면역력 증진에도 효과적이다. 또, 사프라날 성분은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해 숙면을 취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바닐라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아이스크림 속 까만 점, 바닐라빈

바닐라는 난초과의 덩굴식물로, 바닐라빈은 열매 속 바닐라콩을 말한다. 바닐라빈은 80%가 마다가스카르 섬에서 생산된다. 2017년 3월엔 섬에 열대성 저기압이 발생,  대형 바닐라빈 농장이 파괴됐다. 이 여파로 2018년 kg당 가격이 600달러까지 올라 은보다도 더 비싼 한 해였다. 바닐라는 생산이 매우 까다롭다. 꽃이 피는 기간이 짧고 꽃 수정도 모두 수작업이다. 또한 열매가 익는데 9개월, 최종 수확까진 3-4년이 소요된다.

요리에 사용할 땐 바닐라빈의 양쪽 꼬투리를 칼로 제거하고 껍질을 반으로 가른다. 속을 긁어 나오는 작고 까만 알갱이를 이용한다. 빈 껍질에도 강한 향이 남아 설탕에 넣어 바닐라빈 설탕을 만들거나, 우유와 함께 끓여 풍미를 낼 수 있다. 바닐라빈은 자체로 쓰이기보다 가공돼 익스트랙트, 페이스트, 오일 등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우리가 먹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이 바닐라빈 향을 이용한 것이다. 저가 아이스크림의 경우 화학합성물로 인공향을 첨가한 게 대부분이다.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풍미가 뛰어나고 까만 점이 보인다면? 실제 바닐라빈을 사용한 것이다.

세계 3대 진미, 트러플

트러플은 떡갈나무숲 깊은 땅속에서 자생한다. 검은색 흰색 두 종류가 있는데, 한국에서는 주로 검은색 트러플이 사용된다. 2020년 포항에서 최초로 자생한 트러플을 발견하기도 했다.

트러플은 매우 강한 버섯 향과 특유의 기름진 향이 더해진 복합적인 풍미를 갖고 있다. 가격이 고가고 적은 양으로도 강한 풍미를 내 ‘블랙 다이아몬드’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검은색 트러플은 1kg에 300만 원 정도며, 흰색 트러플은 그 두 배인 1kg에 600만 원을 넘기도 한다. 처음 맛본 사람은 거부감을 갖는 경우도 많으나, 다음날 다시 생각날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트러플이 비싼 이유는 땅속 30cm에서 깊게는 1m에서 자라 채취가 매우 까다로워서다. 채취는 페로몬 성분에 민감한 훈련된 돼지와 개에게 찾게 한다. 바닐라빈과 마찬가지로 요리에 사용될 때는 트러플을 넣고 숙성한 ‘트러플 오일’이 더 많이 쓰인다. 트러플 오일은 칼륨이 풍부해 몸속 나트륨 및 노폐물 배출을 도와 부기 해소 및 변비 예방에 좋다.

    김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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