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코로나’ 과시하는 중국, 자국민 입국에도 엄격

‘제로 코로나’ 과시하는 중국, 자국민 입국에도 엄격
중국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서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소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코로나 방역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은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인의 입국까지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심지어 중국 본토에 거주하는 일부 중국인들은 확진자 발생이 많은 미국 등에서 귀국한 중국인들을 비난까지 한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한 중국 남성은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지난해 12월 중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 그런데 상하이로 향하던 델타항공이 유턴을 해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상하이 공항에서 항공기들에 대한 소독 절차를 변경했기 때문이다.

팀 팬은 그 이후 지금까지 미국에 머물며 중국에 방문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항공기 부족, 비싼 티겟 값, 중국의 엄격한 방역수칙 등으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말에는 중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기 위해 머물던 집에서 나왔기 때문에 현재 한 달에 2400달러(약 286만 원) 하는 에어비앤비 숙소에 머물고 있다.

팬데믹이 시작된 지 2년 이상의 시간이 흐르면서 세계 상당수의 국가들은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한명의 감염자도 허용치 않겠다는 ‘제로 코로나’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외국인은 물론 자국민의 입국에도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적용하고 있다.

하루 운행하는 항공 횟수도 매우 부족하다. 중국항공당국은 지난해 중국행 국제선 운항 횟수를 팬데믹 이전의 2.2% 수준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중국은 특정 항공기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승객들이 대거 발생하면 최대 4주 동안 해당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는 정책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44편의 미국행 항공편을 중단시켰고, 미국에도 같은 수의 중국행 항공편 중단을 요청했다.

비행기 티켓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베이징의 한 여행사에 의하면 2년 전에는 로스앤젤레스와 상하이 왕복 이코노미 클래스 티켓이 약 75만 원이었지만, 현재는 편도만 약 191만~358만 원에 이른다.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있다면 중국 방문은 더욱 어렵다. 중국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비행기 탑승 전 중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을 통해 그린 헬스 코드를 신청하고, 코로나19 음성 확인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감염 이력이 있는 방문자는 음성 판정을 받은 후 최소 14일간 그린 헬스 코드를 신청할 수 없고, 엑스레이나 CT를 통해 증상을 회복했다는 사실까지 증명해야 한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검역 요건과 비싼 티겟 가격 등으로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 사람들은 중국으로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에 도착한 이후에도 엄격한 격리 조치를 따라야 한다. 상하이에 도착한 한 중국인은 정부가 지정한 호텔에서 14일 동안 격리 생활을 한 뒤 상하이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또 다시 7일간 격리 생활을 했다. 이로 인해 중국에 머무는 동안 가족과 친구 등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짧았다.

중국 정부는 다른 나라들보다 확진자 수가 훨씬 적게 발생하는 중국의 코로나 상황과 제로 코로나 정책에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제로 코로나 정책을 통해 국민들을 통제하는 힘을 과시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정부는 여전히 제로 코로나 정책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설명하며, 이러한 조치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매체들도 이러한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뉴스를 보도하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전략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미국에서 온 중국인들을 공중 보건을 위협하는 존재로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 중국 거주자들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학생들은 중국에 들어오지 마라”거나 “외부에서 세균들이 유입된다”는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일상으로의 회복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주석은 “감염병을 통제하는 것을 압도적인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라고 명령하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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