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잘 부러지는 ‘유리 몸’ 치료제 후보 발견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 ‘언브레이커블’ 3부작에는 2명의 대조적인 인물이 등장한다. 어떤 사고에도 뼈가 부러지지 않는 강철 몸을 지닌 ‘언브레이커블’ 데이빗 던(브루스 윌리스 분)과 아주 작은 충격에도 뼈가 부서지는 ‘글래스(유리 몸)’ 엘리야 프라이스(사무엘 L 잭슨 분)다. 아주 극단적 사례이긴 하지만 프라이스의 병명은 실재한다. ‘골형성 불완전증(Osteogenesis Imperfecta․OI)’이다.

이 ‘OI’ 치료에 도움이 되는 신약 성분을 찾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최근《임상저널연구(JCI)》에 발표된 미국 베일러의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헬스 데이’가 2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OI는 전 세계 출생아 1만~2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병이다. 이 병은 신체 결합조직의 핵심 단백질인 콜라겐 형성에 관련된 특정 유전자의 결함으로 발생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 병의 치료제로 공식 승인한 약물은 없다. 다만 이 병을 타고난 어린이의 골밀도를 높이기 위해 골다공증 치료제인 ‘비스포스포네이트’가 임상 처방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의 돌파구는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위치한 베일러의대 브렌단 리 교수(유전학) 연구진이 찾아냈다. 연구진은 과거 동물실험을 통해 OI 유사질환이 있는 생쥐들에게서 면역세포 분비 단백질의 하나인 전환성장인자베타(TGF-β)가 과잉 분비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에선 먼저 OI 어린이 환자의 뼈 조직 샘플분석을 통해 역시 TGF-β 분비의 증가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성인 환자 8명을 대상으로 소규모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TGF-β 단백질을 억제하는 실험용 인공항체인 프레솔리무맙(fresolimumab)을 1회 주입했다. 항암치료제로 개발된 플레솔리무맙 투여 후 3개월~6개월 사이 중간정도 증세를 보인 환자 5명에게서 골밀도가 증가하는 것이 관찰됐다. 좀더 증세가 심한 환자 3명의 골밀도는 변화가 없거나 감소했다. 프레솔리무맙은 과거 연구에서 출혈과 피부종양 같은 잠재적 부작용이 관찰됐다. 그래서 이번 연구에서는 1회 투약만 이뤄졌는데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 책임자인 리 교수는 “TGF-β는 오래된 뼈가 분해되고 새로운 뼈가 형성되는 지속적 리모델링에 있어 오케스트라 지휘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OI가 “단순한 뼈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결합조직 질환이기 때문에 골밀도가 좋아진 것만 두고 섣불리 속단해선 안 된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연구로 검증돼야 할 게 많다”고 말했다. OI는 관절부실, 약한 근육, 쉽게 멍드는 피부, 청력 손실, 폐 발달장애를 대동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런 증상에 대한 프레솔리무맙이 끼치는 영향까지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OI 환자 후원재단으로 ‘언브레이커블 정신(Unbreakable Spirit)’을 모토로 내세운 ‘부서지기 쉬운 뼈 장애 컨소시엄(BBDC)’과 프레솔라무맙을 개발한 다국적제약사 ’사노피 젠자임‘의 후원을 받았다. 사노피 젠자임은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대규모 성인 임상시험에 착수할 계획이다. 미국 뉴욕 특수외과병원 소아정형외과의 캐슬린 라지오 전문의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신중하게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성인 임상시험을 통해 프레솔리무맙의 안전과 장기적 효과를 먼저 검증한 뒤 발달과정에서 고통받는 어린이 환자에게도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지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jci.org/articles/view/152571)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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