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좋다는 사실 알면서도 왜 안할까?
운동의 역설, 뇌에서 찾다
건강한 삶을 위해 사회적으로 운동을 장려함에도 불구하고 신체 움직임이 적어지고 있다는 이른바 ‘운동의 역설(exercise paradox)’. 과학자들은 이에 대한 해답을 뇌에서 찾았다.
어떤 건강 행동을 할 때, 이미 정의되어온 자동적인 접근과 통제된 접근 사이에서 인식의 불균형이 일어난다. 이것을 ‘뇌의 투쟁’이라 한다. 운동이 좋다는 것은 인류에 의한 자동적인 접근이지만, 운동을 하느냐 안 하느냐 행동은 뇌에서 무의식적으로 통제한다. 이는 본능적으로 뇌가 가만히 있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학술지 ‘신경심리학(Neuropsychologia)’에 발표된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대 뇌 행동 실험실의 매튜 보이스곤티어 박사팀의 연구를 보면, 우리의 뇌는 막 움직이는 것보다 쇼파에 퍼질러 있는 것을 선천적으로 더 선호한다. 운동이 좋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은 이유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생존을 위해 에너지를 저장하려 한다. 긴박한 상황을 대비해 음식이나 은신처를 찾고, 성적 파트너와의 경쟁과 포식자를 피해야 할 때 저장된 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로 인해 평소 몸을 활발히 움직이는 것을 뇌는 본능적으로 막는다.
뇌는 본능적으로 ‘게으름’에 끌린다
실제 연구를 보면, 우리의 뇌는 가만히 있을 때 별다른 반응이 없다가, 활발히 움직이는 신체활동을 억제하려 한다. 즉 뇌가 선천적으로 비활성화된, 즉 가만히 있는 행동에 더 이끌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뇌의 본능적 게으름으로 인해 어떤 것이든 습관화하긴 어려우며 간절히 원한다고 해도 실천은 쉽지가 않다. 때문에 운동이 좋다는 사실을 알지만 선뜻 운동을 습관화하기 힘든 것을 뇌탓으로 돌릴 수 있겠지만 실천을 위해서는 뇌와 싸워 이겨내야 한다.
보통 자신의 뇌에서 ‘투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모른다. 이를 먼저 인지하는 것이야 말로 좋은 행동을 습관화할 수 있는 중요한 첫 걸음이 된다. ‘가만있고 싶다’는 뇌의 투쟁 활동이 지금 머리 속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부터 게으름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정희은 기자 eu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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