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살 빼는 것이 위험한 이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살 빼고 싶은 마음이 아무리 간절해도 체중 감량은 서두르면 안된다. 빠르게 살을 빼면 장기적으로 이를 유지하기 어렵고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체중 증가와 마찬가지로 체중 감량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몸무게가 하루 아침에 늘지 않은 것처럼 그 많은 살이 돌연 사라질 리 없기 때문이다. 간식을 줄이겠다고 결심한 순간, 체중계 눈금이 바로 달라져야 한다고 믿으면 마음만 조급해지기 십상이다. 미국 건강미디어 ‘에브리데이 헬스 닷컴’에서 체중 감량에 관한 한, 느리고 꾸준한 접근 방법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이유를 소개했다.

안전하게 살을 빼려면

체중 감량에서 속도 조절이 중요한 이유는 이러한 방법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빠른 결과를 선전하는 단기적 유행다이어트의 경우 사람들이 몇 달이나 몇 년 동안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체중감량을 한 사람 중 95%는 원래 체중으로 돌아간다고 믿는다. 두려운 요요 현상을 피하고 싶다면 천천히 살을 빼야 한다. 미 질병관리예방센터에 의하면 일주일에 약 1~2파운드(450~900g) 체중을 줄이는 사람들이 이보다 빠른 속도로 감량하는 사람들보다 진행 상태를 유지하는 데 성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2020년 ‘영국영양저널’에 게재된 메타 분석에 의해서도 뒷받침된다. 체중 감소량이 비슷해도 천천히 살을 뺀 사람들은 빠르게 감량한 사람들에 비해 체지방 비율과 지방량이 더 크게 줄어 들었다. 급격한 체중 감소가 일어날 때는 몸의 수분과 근육, 심지어 골밀도까지 더 많이 줄어들 수 있다.

볼티모어에서 비만센터를 운영하는 쿨딥 싱은 “좋은 체중 감량이란 지방을 줄이는 것이고 나쁜 체중 감량은 근육을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양한 이유에서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체중감량의 측면에서도 근육이 중요하다. 메이요 클리닉에 의하면 근육은 휴식을 취할 때도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도록 돕는 등 신진대사를 증진시킨다. 싱은 한달간 급격한 다이어트를 하면 여러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 극단적 형태는 거식증과 폭식증이지만 이 밖에 다른 문제도 사람들이 추측하는 것보다 더 흔히 발생한다.

빠른 체중 감량이 위험할 수 있는 이유

클리블랜드클리닉에 의하면, 많은 단기적 유행 다이어트법에서 특정 음식과 음식그룹을 배제하거나 칼로리를 급격히 줄임으로써 빠른 체중 감량을 약속하지만 이로 인해 중요한 영양 공급원도 배제될 수 밖에 없다.

미 국립의학도서관이 관리하는 정보사이트 메드라인플러스에 따르면 몇 주에 걸쳐 1주일에 2파운드(약 900g) 이상 감량하면 급격한 체중 감소로 간주된다. 이는 일반적으로 과도하게 적은 칼로리를 섭취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싱은 “체중과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몸무게가 150(68kg)에서 300파운드(136kg) 사이에 있는 사람들은 일주일에 2파운드(900g)~5파운드(2.3kg) 이상 체중이 줄면 안 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건강에 좋지 않다.

메드라인플러스에 의하면 살을 빨리 빼는 것은 신체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고 호르몬 반응을 변화시킬 수 있다. 노스웨스턴메디신에 의하면 배가 부를 때와 배고플 때를 각각 몸에 알려주는 공복 호르몬 렙틴과 그렐린의 호흡이 맞지 않아 더 자주 먹고 싶어질 수 있다. 가령, 새로운 다이어트 방법을 이용해 첫 주에 10파운드(4.5kg)를 감량하면 엄청난 성공같이 보이지만, 다이어트를 중단하거나 완화하면 체중 감량이 느려질 가능성이 있고, 곧 살이 찔 수도 있다.

다이어트를 하면 몸은 배고픔을 막기 위해 칼로리를 태우는 속도를 늦춤으로써 더 낮은 칼로리 섭취량에 적응한다. 2018년 ‘비만’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를 ‘대사 적응’이라고 하는데, 섭취 칼로리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할 때마다 대사 적응이 일어난다. 그러나 규칙적 식사로 일단 돌아오면 몸은 여분의 칼로리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그러면서 다시 살이 찌는 것이다. 온라인건강 플랫폼 ‘플러쉬케어’ 의료책임자 린다 아네가와는 “이렇게 체중을 회복할 때는 대부분 지방이 회복된다”고 말한다.

급격한 체중 감량은 다른 부작용도 가져올 수 있다. 근육량, 수분, 골밀도의 감소 외에 담석, 통풍, 피로, 변비, 설사, 메스꺼움을 포함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싱은 “체중을 너무 빨리 줄이면 당뇨, 신장, 위장병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특히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네가와 박사는 “빠른 체중 감량은 약의 복용량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체중에 큰 변화가 생기면 의사와 긴밀히 협력해 식이 요법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점진적인 체중 감량을 위한 최선의 접근법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데 장기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을 높이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단기적 유행 다이어트와 달리, 건강한 체중 감량은 먼 미래에도 지속할 수 있는 생활 방식의 변화를 의미한다. 아네가와는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의 변화 없이는 체중 감량의 건강상의 이점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싱은 “영양가 있는 식단을 먹고, 자주 움직이고,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잠을 잘 자는 등 생활습관을 바꾸면 시간이 갈수록 체중 감량에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이같은 습관은 일단 목표 체중을 달성한 뒤에도 유지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지킬 수 있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제2의 천성으로 만드는 것이 체중감량을 유지하는 길이다.

2020년 ‘비만’에 발표된 리뷰는 체중 감량과 유지를 위해 다음과 같은 성공적 전략을 찾아냈다. 건강한 음식을 집에서 해먹고, 규칙적으로 아침을 먹으며, 채소를 더 많이 먹고, 설탕과 기름진 음식을 덜 먹고, 신체 활동을 늘리는 것 등이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는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건강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면 반드시 효과는 따라온다. 싱은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단기적 체중 감량으로 얻을 수 있는 성과란 없다”고 말했다. 작지만 영구적 변화가 중요하다. 그는 “걸음마를 걷듯 작은 목표의 성취를 즐기고, 다시 새로운 목표를 세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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