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백신보다 나은 오미크론 백신 없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부림에 따라 백신 제조사들은 오미크론을 겨냥한 백신 개발에 자원을 쏟아 붓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오미크론을 겨냥해 개발된 부스터 샷의 초기 동물실험 결과에 따르면 원조 백신에 비해 뚜렷한 이점이 없어 보인다고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11월에 처음 발견된 오미크론은 3개월여 만에 세계 대다수 지역에서 지배적 변이가 됐다. 오미크론은 조상에 해당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와 생물학적으로 상당히 다르다. 그래서 원조 바이러스를 겨냥해 제조된 현재의 백신들이 오미크론에 대해선 제대로 된 위력을 보이지 못하는 이유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와 모더나는 오미크론을 겨냥한 새로운 백신을 개발해 지난 1월말부터 임상시험에 들어가 몇 달 내에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들 백신은 임상시험 전단계로 소수의 동물을 상대로 한 동물실험을 거쳤다. 동료평가를 거치지 않고 사전 발표된 이 실험결과를 검토한 결과 오미크론 맞춤형 백신이 게임의 양상을 바꾸지 못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는 것. 미국 듀크대의 데이비드 몬테피오리 에이즈 백신연구개발실험실 소장은 “임상 전 동물모델 실험 결과를 보면 새 변이에 초점을 맞춘 백신 부스터 샷이 기존 백신 부스터 샷보다 더 나을 게 없다”고 말했다. 원조 백신은 오미크론을 포함해 모든 변이에 동일한 효능을 보이는 반면 오미크론 맞춤형 백신은 오미크론에만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히말라야 원숭이 8마리를 대상의 한 동물실험에서는 현재의 모더나 백신을 2회 접종한 뒤 3차 접종으로 기존 백신의 부스터 샷과 새로 개발한 오미크론 맞춤형 부스터 샷을 나눠 맞췄다. 그리고 항체반응을 살펴본 결과 2개의 부스터 샷 모두 오미크론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관심사에 대해 광범위한 항체 반응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 부스터 샷은 모두 체내 백혈구의 일종인 기억 B세포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기억 B세포는 바이러스를 기억하고 있다가 체내 침입하면 이를 격퇴하기 위해 체내 항체를 끌어낸다. 2종류의 부스터 샷은 특히 원조 바이러스 외에 다양한 변이에 두루 대처가 가능한 ‘교차반응’ 기억 B세포의 수준을 증가시켰다.

이 동물실험 논문의 공동저자 중 한 명인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의 로버트 세더 면역학 연구원은 “현재의 백신 부스터 샷으로도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변이에 대한 대처가 가능함을 말해주는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해당 실험은 3차 접종 후 최대 4주까지의 면역반응을 조사한 것이어서 항체 생산의 증가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오미크론 맞춤형으로 개발된 부스터 샷이 현재의 백신 부스터샷과 유의미한 차이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데 있다. 세더 연구원은 “2개의 부스터 샷 모두 이틀 만에 코로나 바이러스의 복제를 차단했지만 오미크론 맞춤형 부스터 샷이 더 효과가 있다고 할 만한 게 없었다”고 말했다. 고작 8마리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실험결과를 두고 너무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 아닐까? 몬테피오리 소장은 코로나19 대유행의 사이클이 단기간 압축적으로 발생하는데다 다른 동물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기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의 백신과 오미크론 맞춤형 백신을 3차 부스터 샷의 효과를 비교한 쥐 대상 실험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도출됐다. 이 실험에선 특히 현재의 백신을 한 번도 접종한 적이 없는 백신에게 오미크론 맞춤형 백신을 접종한 결과 오미크론에 대해서 강력한 항체를 높은 수준에서 생산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 항체들은 오미크론 이외의 다른 변이들을 억제하는 능력은 제한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쥐를 대상으로 한 세번째 동물실험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네 번째 동물실험은 ‘복제 RNA’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오미크론 맞춤형 백신의 효과에 대한 동물실험이다. 복제 RNA 백신은 바이러스의 특정 부위와 그 발현을 증폭시키는 효소를 함께 코딩한 백신이다. 과학자들은 현재의 mRNA백신을 2회 접종한 쥐에게 3차 부스터 샷으로 미국 HDT바이오가 오미크론 맞춤형으로 개발한 복제 RNA 백신을 접종했다. 3차 접종에서는 오미크론에 대한 면역반응이 높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의 mRNA백신을 1회 접종하고 오미크론 맞춤형 백신을 2회 접종했을 때는 면역반응이 높아졌다.

몬테피오리 소장은 이런 동물실험 결과는 “특정 변이를 겨냥한 백신의 추가 접종이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그는 “오미크론에 대한 화이자와 모더나의 연구가 아직 풀리지 않은 많은 의문점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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