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늘어나는 ‘피부암’, 검버섯·부스럼으로 착각

국내서도 늘어나는 ‘피부암’, 검버섯·부스럼으로 착각
육안으로 구분하고 어려운 피부암 진단 사례. [사진=고대 안암병원]
얼굴에 점이 생겨 신경이 쓰였던 40대 여성 A씨는 레이저로 점을 제거하는 시술을 받았다. 그런데 몇 개월이 지나니 다시 까만 점이 올라왔다. 의아한 생각이 들어 조직검사를 받은 결과, 점이 아닌 피부암이었다. 결국 피부암과 주변 조직을 제거하고 주변 피부를 끌어와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콧등에 검버섯이 생긴 50대 남성 B씨도 검버섯 부위가 점점 커져 조직검사를 받았다. 역시 피부암 진단을 받았고 손톱크기로 커진 부위를 제거하고 피부이식을 받아 완치했다.

코 옆에 부스럼처럼 생긴 상처가 몇 개월째 아물지 않았던 70대 남성 C씨도 조직검사를 통해 피부암 진단을 받고 동전크기의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코와 미간 조직을 옮기는 피판수술로 상처 부위를 재건했다.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피부암 발생 빈도가 낮지만, 평균수명 증가로 국내에서도 피부암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등산, 캠핑, 여행 등을 취미 삼는 인구가 늘면서 자외선 노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피부암 발생이 늘어나는 이유다.

피부암은 크게 편평세포암, 흑색종, 기저세포암 3가지가 있다.

편평세포암은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사람의 얼굴에 잘 생기는데, 피부가 헐고 진물이 나면서 점차 피부 밑으로 파고드는 특징이 있다.

흑색종은 악성도가 높다. 다른 부위로 전이되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흑색종 발생 빈도가 높은 백인들은 반점만 봐도 놀라 병원에 방문하는 이유다. 검은 반점이 점점 짙어지고 커지며 경계가 불분명하고 색상이 일정치 않으면 흑색종을 의심해봐야 한다. 의학 교과서에는 검은 반점의 크기가 6mm 이상일 때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고 기술돼 있으나, 요즘에는 더 작은 크기에서도 흑색종이 발견돼 작은 반점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국인은 손바닥, 발바닥 등의 점을 복점이라고 생각해 두는 경우가 있는데 멜라닌 색소가 없는 손바닥, 발바닥, 손톱 밑이 검게 변한다면 오히려 더 흑색종을 의심하고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

기저세포암은 비교적 얌전한 피부암이다. 천천히 자라는 암이지만, 이것도 몇 년 이상 지나면 몸 속 깊숙이 퍼질 수 있어 초기에 발견했을 때 레이저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면 검버섯이 생기다보니 피부암을 검버섯, 부스럼 등으로 착각할 수 있는데 반점이 커지거나 피가 나거나 딱지가 앉아 낫지 않는다면 피부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좁쌀 정도의 크기인 2mm를 떼어 조직검사를 하면 피부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박승하 교수는 “점, 검버섯, 부스럼인지 알고 있다가 피부암으로 낭패를 보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며 “나이 들어서 생기는 검버섯도 헐고 진물이 나고 가려우며 주변으로 번지는 양상이 있으면 피부암 감별을 위해 조직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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