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집착을 구별하는 방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만난 지 2주 차, 두어 번 데이트를 했다. 그런데 상대방이 선물 공세를 퍼붓더니 가족에 소개하겠다고 말한다. “사랑한다”는 말도 스스럼없다.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이 상황을 영어권에선 ‘love bombing’이라 한다. 단어 뜻만 해석하면 ‘애정 공세’ 정도지만, 이 표현의 부정적 뉘앙스를 살린다면 ‘집착’에 가깝다.

미국 건강 매체 ‘베리웰헬스’가 전문가에게 대처법을 들었다.

정상적인 연인 관계는 상호 작용과 연결, 불화와 화해 등의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집착은 그 과정을 생략한다. 임상심리학자 미리엄 스틸 박사는 “존재하지도 않는 유대감이 있다고 단정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자기애적 성격장애 탓일 수 있다. 이런 부류 사람들은 연애 상대를 조종하려 든다. 애정 공세의 반대급부로 자신에 대한 존중을 갈구하지만, 상대방의 기분과 감정은 배려하지 않기 때문에 싫증이 나면 갑자기 흔적 없이 잠수를 타기도 한다. 그들은 사냥감으로 의존적 성향이 강한 상대방을 물색한다. 조종하기 쉽기 때문이다.

사랑과 집착을 구별하는 한 가지 기준은 애정의 강도를 살피는 것. 훅 들어왔다가 휙 시들해지지는 않는지, 모든 걸 내줄 것처럼 굴다가 당신을 밀어내는 듯한 징후가 있는지 살피는 것이다. 또 다른 기준은 상대방이 당신을 먼저 존중하고 배려하는지, 그저 자신만 앞세우는지다.

금방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다. 캘리포니아의 리아 휜 공인 관계 치료사는 “집착꾼들은 자신의 행동을 부인하거나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들의 행위는 이기적인 목적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계 초기에 선물 공세 등 부담스러운 행동을 한다면 상대방에게 당혹스럽다고 말해야 한다. 상대방이 “당신이 불편하다면 내가 좀 물러설게”라고 말한다면 좋은 징조다.

그러나 “호의를 무시하는 너에게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가스라이팅 한다면 조심해야 한다. 상대방이 집착한다는 걸 입증하려고 애쓰기보다는 물러나는 편이 낫다. 상대방 혹은 본인이 집착적 행동을 반복한다면 상담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휜은 “연애는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다”면서 “주변에 모범이 될만한 역할 모델이 있다면 건강한 연애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때 기존 친한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제3자로서 친구들이 문제적 상황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연애를 즐기되, 적어도 초기에는 이상 징후가 없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면서 “연인 사이 신뢰는 단번에 얻는 게 아니라 오랜 기간을 두고 생겨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재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