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탄 과장 광고 검토한다던 식약처 ‘깜깜’…왜?

[사진=명인제약]
명인제약의 ‘잇몸치료 보조제’ 이가탄이 국제학술지에서 효능을 인정받았다는 광고에 대해 의료단체가 허위·과장이라고 비판하고 언론들이 앞다퉈 보도하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행정 조치를 위해 자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실상은 별 제재 없이 넘어간 것으로 드러나 배경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의료단체 바른의료연구소는 9일 “2019년 11월 이가탄이 국제 학술지에서 효과를 인정받았다는 광고에 대해 우리가 허위·과장 의혹을 제기하면서 식약처에 민원 질의를 했지만 지금까지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시 언론사들의 취재에 식약처는 ‘명인제약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 아직까지 어떤 조치를 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면죄부를 받은 명인제약은 지난해 광고모델을 대대적으로 교체해 현재 TV에서 공격적으로 광고 마케팅을 펼치며 매출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민원에 대한 처리결과 미통보가 위법 사항이라는 것. 법조계에 따르면 식약처가 특별한 이유 없이 민원에 흐지부지한 태도를 보였다면 ‘행정기관은 민원 처리 완료 결과를 민원인에게 통지한다’는 법 조항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명인제약은 당시 이가탄의 TV CF 광고에서 ‘잇몸염증 효과 임상시험, 영국 국제 저명학술지(BMC Oral Health) 게재’라는 문구와 함께 논문에서 직접 확인하라고 안내했다. 이에 연구소는 논문을 ‘직접 확인’해 “광고에 나온 논문 임상시험은 명인제약이 연구비를 지원했을 뿐 아니라, 직접 연구 설계와 통계 분석에도 관여했기 때문에 편견이 개입될 여지가 많은데다 효과를 입증할 근거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또 보도자료를 통해 “(이가탄 광고에 나온) 근거 논문의 내용이 이가탄 효능을 정말로 입증한 것인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해 볼 것을 명인제약에 요구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식약처에 질의 민원을 넣자, 명인제약은 해당 광고에서 학술지 게재 부분을 삭제했다.

코메디닷컴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식약처에 바른의료연구소의 민원 및 명인제약의 허위·과장 광고 처리결과에 대해 문의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최근 “해당 민원 접수 사안은 공무원 업무상 공개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만 답했다.

이에 앞서 명인제약은 2016년 식약처 결정에 따라 이가탄의 효능효과 사항을 ‘치료제’에서 ‘보조치료제’로 변경했으며, 특히 2019년에는 식약처의 수정 요청에도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기존 광고의 포맷을 활용하고 문구만 살짝 수정했다가 약사법 제68조에 따라 업무정지 1개월에 갈음한 과징금 7170만 원을 부과받았다. 이때도 매출에 비해 턱없이 낮은 과징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사안과 관련, 통상적으로 행정처분을 받고 곧이어 유사한 문제를 일으키면 가중 처벌을 받지만 추가 제재 없이 넘어간 것에 대해 의료·제약·법조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상임집행의원인 신현호 의료전문 해울 대표변호사는 “과장·허위광고를 거듭해서 가중 처벌을 받아야 하는 사안인데 아무 조치도 하지 않고 넘어갔다면 심각한 문제”라면서 “식약처가 연구소의 정당한 민원을 무시할 공익이 보이지 않으며 담당 공무원의 부작위에 의한 직무 유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약칭 민원처리법) 제27조에는 ‘행정기관의 장은 접수된 민원에 대한 처리를 완료한 때에는 그 결과를 민원인에게 문서로 통지하여야 한다. 다만, 기타 민원의 경우와 통지에 신속을 요하거나 민원인이 요청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구술 또는 전화로 통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 형법 제122조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구나 회사는 이 제품의 광고를 이행명 회장의 두 딸이 만든 광고대행사(메디커뮤니케이션)에 몰아줘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명인제약은 광고대행사인 명애드컴을 종속회사로, 메디커뮤니케이션을 특수 관계자로 등록하고 있다. 일부 단체들이 과장·허위 광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회사 측은 “광고가 의약품광고심의회를 통과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심의위원회에 제약사 임원들이 참여하고 있어 엄격한 심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 사이 이가탄 생산실적은 지난 2016년 281억 원에서 매년 상승세를 보이며 2020년 358억 원으로 늘었다. 과장 광고의 혜택을 쏠쏠히 본 셈이다. 명인제약의 광고 마케팅 비용 또한 지난해 277억 원으로 회사 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장봄이 기자 bom24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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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
  1. 김영섭 기자

    이러니 유착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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