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흡입기, 이산화탄소보다 1000배 강한 온실가스 내뿜어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천식 환자들이 쓰는 에어로졸 스프레이 흡입기가 지구온난화의 원흉 중 하나라는 자각 아래 대체 흡입기를 사용하는 천식 환자가 늘고 있다고 영국의 BBC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압 계량 흡입기로도 불리는 에어로졸 흡입기에서 기도로 약을 밀어내는 플루오르화탄소는 이산화탄소보다 1000~3000배나 더 지구를 덥히는 온실가스라고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컨설턴트인 알렉스 윌킨스 박사는 설명했다. 작은 흡입기에 사용되는 온실가스인데 얼마나 되겠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흡입기 1개를 가득 채운 플루오르화탄소의 양이 자동차를 타고 약 281㎞를 주행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에 필적한다고 한다.

영국에서 500만 명 이상의 사람이 천식 치료를 받고 있으며 그중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이 에어로졸 스프레이 흡입기를 쓰고 있다. 이에 따라 NHS 차원에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 총량(탄소발자국) 중 1위가 이 천식 흡입기(4%)로 인해 발생하는데 수술할 때 사용하는 마취가스가 그다음이다.

에어로졸 흡입기의 대체재는 건조분말 흡입기이다. 에어로졸 흡입기는 흡입할 때 호흡을 천천히 해도 되지만 건조분말 흡입기를 사용할 때는 강하고 빠르게 호흡해야 한다. 이런 불편과 가격 경쟁력 때문에 에어로졸 흡입기가 더 각광을 받았던 것. 하지만 최근 지구온난화를 우려하는 천식 환자들 사이에서 건조분말 흡입기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이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아티 반살 의사는 “에어로졸 흡입기 사용법이 오히려 까다로워 약이 폐로 가지 않고 목구멍만 때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건조분말 흡입기를 흡입할 때 강하고 빠르게 호흡하는 것이 원래 천식 환자들의 본능적 대응에 더 맞다”고 말했다. 그는 에어로졸 흡입기가 개발되기 전 건조분말 흡입기를 기본 사양으로 하던 때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흡입기를 교체한 천식 환자들은 호흡곤란이 왔을 때 건조분말 흡입기가 더 통제하기 쉽다고 말한다. 모자 천식 환자인 캐롤라인 수섹과 9살 아들 세바스찬은 천식을 극복하기 위해 꾸준히 크로스컨트리 달리기를 해왔는데, 건조분말 흡입기를 사용하면서 더 먼 거리를 뛸 수 있게 됐다. 캐롤라인은 “1년 6개월 전만 해도 3km만 뛰어도 가슴이 무너질 것 같았는데 지금은 10km까지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NHS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에어로졸 흡입기보다 건조분말 흡입기를 권장하는 방향 전환을 보이고 있다. 의사들에게 어떤 약품을 사용할 것인가를 추천하는 영국 국립건강관리우수연구소는 건조분말 흡입기를 권유하고 있다. 윌킨스 박사는 “지난 20년 동안 우리는 약값을 줄이기 위해 에어로졸흡입기 사용을 권장했지만 이 흡기기가 전반적으로 더 저렴한지 불분명해진 상황에서 환경문제까지 제기된다면 이를 고수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 노르웨이에서는 천식 환자 10명 중 1명만이 에어로졸 흡입기를 쓰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 흡입기’ 권장이 일부 환자에겐 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에어로졸 흡입기에 익숙한 사람들, 특히 건조분말 흡입기를 사용하기 위해 빠르게 강하게 호흡하기 힘든 노령자와 어린이의 경우에는 에어로졸 흡입기를 고수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도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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