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수술 전 선행면역요법, 종양 제거에 큰 효과(연구)

수술실 장면. 종양을 잘라내는 수술에 앞선 선행면역요법의 종양 제거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간암 가운데 가장 흔한 간세포암의 절제 수술에 앞서 시행하는 선행 면역요법이 상당히 좋은 효과를 거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아이칸의대(뉴욕 마운트 시나이 소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간세포암 종양을 잘라내는 수술 전의 선행 면역요법이 수술을 받은 환자의 약 3분의 1에서 악성 종양을 효과적으로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칸의대 토마스 마론 부교수(혈액학·종양학)는 “면역요법은 면역체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고, 암을 공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온갖 약물에 대한 포괄적인 용어”라고 말했다. 또 “면역요법은 수술을 할 수 없는 진행성 암환자를 위한 치료법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론 부교수는 “선행 면역요법의 목적은 종양을 죽이도록 돕고, 면역체계가 수술 후 숨어서 남아 있는 잔여 종양세포를 인식해 죽이도록 가르치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잔여 종양세포가 결국 새로운 종양으로 자라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간세포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곧바로 종양 절제수술을 하지 않고, 수술에 앞서 선행 면역요법을 시행하기로 했다.

간세포암 환자 21명이 2019년 8월~2020년 11월 이 임상시험 연구에 등록했다. 이들 환자는 18세 이상이고, 절제 가능한 간세포암 환자이고, 동부협력종양학그룹(ECOG) 전신수행 상태가 0 또는 1이고, 간 기능이 적절해야 하는 등 임상시험자의 적격성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전이성 질환이 있거나, 수술 후 완치를 예상할 수 없거나, 적극 치료를 해야 하는 악성 종양이 추가로 존재하거나, 전신 스테로이드 치료 또는 기타 면역억제 요법이 필요한 환자들을 임상연구 대상에서 제외했다.

연구팀은 1차 평가변수를 병리학적 검사에서 유의한 종양 괴사(종양이 70%가 넘게 괴사)가 있는 경우로 정의했다.

연구팀은 질병이 덜 진행된 간세포암 환자에게 면역치료제를 수술 전에 주입, 생존율을 높이기로 전략을 세웠다. 연구팀의 8회 면역요법 프로그램은 수술 전에 3주 간격으로 2회, 수술 후에 3주 간격으로 6회 등 총 8회에 걸쳐 면역치료제를 투여하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이들 간세포암 환자에게 종양 절제술을 시행하기에 앞서 세미플리맙(cemiplimab) 350mg을 3주 간격으로 2회 투여(정맥 주사)했다.

연구팀은 면역치료제의 투여를 위해 환자의 혈액 8병(바이알)을 채취했고, 약이 충분히 섞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약 30분 동안에 걸쳐 약물을 투여했다. 이후 약 한 시간 동안 환자가 안정을 취하게 하고 부작용 및 안전 여부를 살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등록 환자 21명 가운데 20명이 성공적으로 절제 수술을 받았다. 악성 종양을 잘라낸 있는 환자 20명 가운데 4명(20%)에게서 종양 괴사가 나타났다. 또 3명(15%)이 부분 관해(종양이 부분적으로 사라짐)를 나타냈다. 약 3분의 1이 선행 면역요법의 효과를 톡톡이 본 셈이다.

한편 선행 면역요법 중 환자 20명이 각종 유해사례를 경험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아스파르테이트 아미노전이효소 증가(4명), 혈액 크레아틴 포스포키나제 증가(3명), 변비(3명), 피로(3명) 등이었다.

이번 연구는 간세포 암종에서 현재까지 보고된 선행(수술 전) 항암 PD-1 단일요법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임상시험이다.

마론 부교수는 “간암은 재발할 경우 일반적으로 2년 이내에 나타나기 때문에 수술 후 계속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간암의 5년 생존율은 조기 진단 때 약 34%이고, 암이 주변 조직까지 퍼진 경우엔 약 12%이며, 암이 신체의 먼 부분까지 퍼진 경우엔 3%다.

이 연구 결과(Neoadjuvant cemiplimab for resectable hepatocellular carcinoma: a single-arm, open-label, phase 2 trial)는 ≪란셋 위장병학·간장학(The Lancet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온라인판에 실렸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 등이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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