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안 피워도 미세먼지로 폐암 위험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곳곳이 대기정체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 ‘나쁨’ 수준을 보이고 있다.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폐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 담배를 피우거나 피운 적이 있다면, 폐암 위험이 더 높다.

서울대병원운영 서울시 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이현우 교수 연구팀은 2005~2007년 국민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65세 이하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583만 1039명을 2015년까지 추적 관찰해 미세먼지 노출과 폐암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폐암 발병률을 분석한 결과, 전체 대상자의 0.6%에 해당하는 3만 6225명이 7년의 관찰 기간 이내에 폐암을 진단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폐암 발병자 대다수(94.4%)가 비흡연자였다. 폐암 발병률은 남녀 모두 현재 흡연자, 과거 흡연자, 비흡연자 순으로 높았다.

미세먼지 농도가 10μg/m3 증가할 때, 현재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1.4배 더 높은 폐암 발병률을 보였고, 과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1.2배 더 높은 폐암 발병률을 보였다. 흡연 여부 등 혼란변수를 조정한 다변량 분석 결과에서는 미세먼지 농도와 폐암 발병 사이의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남성은 흡연 여부와 관계없이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폐암 발병 위험도(Hazard Ratio, HR)가 유의하게 상승했다. 여성은 현재 흡연자가 아닌 비흡연자와 과거 흡연자에게서만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돼 장기간의 미세먼지 노출이 폐암 발병의 독립적인 위험인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현우 교수는 “그동안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만 여겨지던 미세먼지와 폐암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입증해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연구 결과 비흡연자도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폐암 발병 위험이 유의하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도시 지역 거주자는 건강검진을 통해 폐 건강을 주기적으로 검사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암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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