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운동… 새해 결심 ‘작심삼일’로 끝났다면…

[박문일의 생명여행]비교적 성공한 삶을 위해

필자의 대학병원 근무시절에 지도학생이었던 A군은 현재 모 의과대학의 산부인과 교수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진료영역은 물론, 교육, 연구실적까지 뛰어나 해당 대학의 보배교수이다. 연초에 A군이 생각나는 것은 그의 학창시절의 남다른 재능이 생각나서다.

여기에서의 재능이란 뛰어난 두뇌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그의 삶에 대한 유연한 계획과 실천습관이었다. 학창시절부터 그는 다른 학생들과는 조금 다른 삶의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처음부터 의대 교수가 목표가 아니었고, 그의 당시 목표는 그럭저럭 의대를 졸업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 의사가 된 뒤 여러 가지 진로 중에서 무엇을 할 예정이냐고 물으니, 그는 “아직 그런 계획까지는 없다”고 대답했다. 그의 실천계획을 들어보면 소위 의대에 합격한 수재학생들의 거창하고 장대한 계획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어떻게 그는 의과대학의 교수가 되었으며 교수 중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고 있을까. 답은 그의 헐렁헐렁한 실천계획과 결코 높지 않았던 목표에 있었을 것이다.

연초가 되면 거창한 목표부터 세우는 사람들이 많다. 그 목표를 위해서는 역시 장시간의 길고 큰 계획이 필요하다. 목표가 크다 보니 빈틈없는 빡빡한 계획이 필요하고, 그 계획들을 실행에 옮기기에 어려움이 생기기 시작한다. 하루라도 계획대로 안 되면 할 일이 쌓이게 되고 이윽고 포기하기 마련이다. 소위 ‘작심3일’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A군의 목표는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다음 주의 퀴즈나 시험을 낙제점수 이상으로만 간당간당 통과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계획이 커야 할 이유도 없고 비슷한 다른 학생들과 함께 보조를 맞추며 낙오하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었다. 다음 학년으로 진급하는 시험에서 재시험도 자주 보게 되었지만 아슬아슬하게 항상 통과했던 그는 결코 낙방하는 법이 없었다.

큰 목표를 세우지 않으면 계획도 작아진다. 계획을 완수하기 위한 기간도 자연히 짧아지므로 그리 힘들지도 않다. 작은 계획이라도 성공하면 스스로 칭찬하고 자신에게 상을 준다. 휴식이라든지 1박2일 여행을 하면서 성취감을 맛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스로를 칭찬하면 끊임없는 동기부여가 된다. 또한 목표와 계획을 혼동하면 안 된다. 작은 여러 가지 계획들의 성공 후에 목표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목표와 계획을 혼동하면, 첫 숟가락에 배부르지 않다고 실망하게 된다. 작은 계획이 완수되면 남들에게 완수되었음을 선언해 보라. 선언하게 되면 다음 계획도 돌파할 의지가 생긴다. 혼자 하지 말고 같은 목표를 가진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기적으로 서로를 챙겨줄 수 있거나 조언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A군의 스터디 그룹에서도 뛰어난 학생은 없었지만 모두 서로를 격려하며 그런대로 겨우겨우 진급을 이어나갔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먼과 로이 바우마이스터 플로리다 주리배 심리학과 교수 등이 지은 《호모 프로스펙투스(Homo Prospectus)》 라는 책이 있다. 저자들은 책에서 전망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다룬다. 동물 가운데 향후를 위하여 계획을 세우거나 전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은 인간밖에 없다고 하였다. 조물주가 사람들에게 이러한 능력을 부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연초에 계획조차 세우지 않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니 일단 무언가 하려고 목표를 설정한 사람들은 작심3일이 되더라도 그 목표를 위한 계획을 세워 보았다는 것에 만족해도 좋을 것이다. 목표 달성에 성공하는 것은 여러 번의 재시도 뒤의 일로 미루어도 좋다.

세계적인 부호 워렌 버핏은 성공을 절대적 성공과 비교적 성공으로 설명한다. ‘완전한 성공’은 운이며, ‘비교적인 성공’은 노력의 결과라고 하였다(Complete success is luck, relative success is hard work). 즉 완전한 성공은 복권 당첨처럼 드문 것이며 비교적 성공이라도 참으로 힘든 일을 해내었다는 것이다.

새해 첫날부터 1년 목표를 크게 써서 책상 앞에 붙여놓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구체적인 계획들을 꼼꼼하게 적어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몇 주 지난 현재 실행률이 떨어지다 보니 지레 실망해 벌써 목표를 포기한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다. “아이고, 또 작심3일이구나”하면서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 당신은 목표를 책상 앞에 써 붙이지도 않고, 아무런 계획조차 세우지 않는 사람들, 즉 작심조차 시도하지 않은 사람들보다는 나은 것이다.

목표를 약간 낮추어 다시 한 번 작심하면 된다. ‘완전한 성공’에 달성하지 못하여 ‘비교적 성공’이 될지라도 당신은 일단 목표달성을 위한 성공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비교적’ 성공에 만족하면 된다. 그러면 당신의 삶은 ‘비교적’ 성공한 삶이 될 것이다.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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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댓글
  1. A군

    너무 공감되는 글입니다. 교수님

  2. orthopassion

    좋은 글 감사합니다.

    1. 현재감사

      2022년 화이팅 하세요

  3. HappyBirth

    ㅎㅎ A군 반갑습니다~~

  4. 미래에

    실천 가능한 계획을 실현해서 성취감을 느껴
    자신감을 회복하는 2022 되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5. 승훈.승주엄마

    거창한 목표에 그렇지 못한 실천의지로 자괴감이 들때가 종종 있는데 교수님의 명쾌한 해결책에 위안이됩니다~^^ 감사해요 교수님♡

    1. HappyBirth

      아프시다더니.. 쾌차하세요.

  6. 긍정잉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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