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가, 해저 화산 폭발로 10만 인구 보건 위기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통가의 해저화산이 폭발한 이후 인구 10만의 통가 국민 전체의 보건상황에 비상등이 켜졌다고 영국의 BBC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산에서 분출된 가스와 잔해는 20km 상공까지 치솟았지만 보건 상의 주된 문제는 공기 중의 화산재이다.

뉴질랜드의 한 장관은 “현재 공기와 담수의 유황 함량이 높은 상태”여서 통가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식수와 낚시를 위험하게 만들었으며 수온 상승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적십자사는 지진해일(쓰나미) 파도로 인한 소금물과 화산재로 오염된 식수가 수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콜레라, 설사 등 질병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화산에서 방출되는 화산재, 가스, 입자도 공중 보건의 위험이 될 수 있다. 그것들은 호흡에 문제를 일으키고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또 폐, 눈, 피부를 자극할 수 있다. 뉴질랜드 매시대의 캐럴 스튜어트 보건대 교수는 “땅에 떨어진 재는 숨쉬기에 위협이 되진 않지만 공기 중의 미세한 재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매우 미세한 입자들이 폐 깊숙이 들어가 단기간에 천식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약간 더 큰 입자는 코와 목을 자극하고 기침과 인후통을 유발한다는 것.

최근 형성된 화산재 입자는 표면이 산성물질로 코팅돼 있어 눈에 들어가면 따끔거리고 각막 손상을 입힐 수 있으며 피부를 자극할 수 있다. 그래서 주민들이 재를 들이마시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병에 든 생수를 마시고 밖에 나갈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권고가 주어졌다.

통가의 대부부 섬이 해저 케이블로 연결된 인터넷망과 통신선이 끊어진 상황이어서 가장 지원이 필요한 것이 어디인지도 확인되지 못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은 깨끗한 식수와 다른 보급품들로 비행을 시도하고 있지만 활주로를 덮고 있는 잔해가 치워지지 않아 지금까지 착륙하지 못하고 있다. 적십자 자선단체는 현장에 구호요원 몇 명이 있지만 며칠째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전화와 인터넷 통신은 극히 제한된 곳만 연결되고 있으며 화산재 구름으로 인해 위성전화도 먹통인 상황이다.

적십자사 대변인은 “화산폭발이 발생한 지난 15일을 끝으로 현지 적십자사 직원들과 연락이 끊어졌다”고 말했다. 적십자사는 1200가구를 지원할 응급처치품과 구호품이 담긴 키트를 확보하고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이를 필요로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키트에는 방수포, 담요, 주방세트, 위생용품, 정수제 등 필수품이 담겨 있다.

호주 주재 통가 대표부의 커티스 투이할랑잉기 부대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2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활주로 청소를 위해 공항에 투입됐지만 화산재를 마시며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통가는 지금까지 코로나19 청정지대였지만 대규모 해외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보니 코로나19가 상륙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오염된 웅덩이가 방치되면 콜레라와 같은 질병의 번식지가 될 수 있다. 게다가 통가 주민 대부분이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에 물과 공기의 오염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생계에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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