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주사기 통한 에이즈 등 감염 위험에 ‘이것’ 청신호?

미국 대도시에 설치된 ‘안전 마약 투약소'(SCS)가 나름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일부 대도시에 설치, 운영 중인 ‘안전 마약 투약소’(SCS, Safe Consumption Site)를 이용하는 마약 중독자들은 응급실을 찾거나 병원에 입원할 확률이 훨씬 더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비영리 단체인 ‘RTI 인터내셔널’의 배럿 램딘 박사(전염병학)팀의 연구 결과다.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대도시에 설치된 안전 마약 투약소(SCS)는 마약 중독자들이 구입한 마약을 갖고와 전문 교육을 받은 관리자의 감독 하에 마약 주사를 맞을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미국 연방법 상 인정되지 않는 무허가 시설이다. SCS는 ‘Safe Drug Consumption Site’ 또는 ‘Safe Injection Site’라고도 한다.

무허가 시설이지만 일부 대도시들은 노숙자 등 마약 중독자들이 주사기를 돌려씀으로써 에이즈, 간염 등 감염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SCS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일종의 불가피한 조치다.

SCS 관리자들은 마약에 대한 생생한 경험을 갖춘 지역사회 의료 종사자들이다. 이들은 모든 주사를 모니터링하고, 과다 복용을 역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해독제 날록손 사용에 대해 훈련을 받았다.

뉴욕시의 경우 지난해 11월말 ‘마약 과다복용 방지센터’라는 명칭의 안전 마약 투약소를 2곳 열었고 다른 몇몇 도시도 이 시설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 있는 ‘RTI 인터내셔널’ 연구팀은 보건사회 서비스 기관의 데이터를 이용해 2018~2019년 무허가 SCS 주변에서 마약을 주입하는 18세 이상 494명을 참가자로 모집했다. 이 단체는 연구·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연구팀은 이 참가자들에게서 사전동의서를 받았다. 이들은 최근 30일 동안 불법 마약을 주사했다고 밝힌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최근의 정맥 천자’를 눈으로 보고 이들의 마약 사용 여부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들과 기준점, 6개월 후, 12개월 후에 각각 인터뷰를 했다.

참가자 중 405명(82%)이 6개월 방문을, 385명(78%)이 12개월 방문을 완료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사회인구학적 특성, 약물 사용 및 주사 루틴, SCS 이용, 과다 복용,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상태, C형 간염, 의료 사용, 마약 사용 치료, 사법당국과의 상호 작용 등에 대해 물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무허가 안전 마약 투약소(SCS)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응급실 방문 확률이 27%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의 해당 SCS는 2014년 9월 조용히 문을 연 무허가 시설로 주 5일 운영됐고 한 번에 약 50명이 접근할 수 있다.

또한 이 SCS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응급실 방문 횟수가 54% 더 적고, 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이 32% 더 낮고, 입원 횟수가 50% 더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에 의하면 6개월 동안 SCS를 방문한 사람들의 경우 18회(중앙값)에 걸쳐 시설을 이용(중앙값)했다. 또 표본 크기가 작은 것은 무인가 시설의 특성 때문이다. SCS 이용자는 사법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초대에 의해서만’ 이 곳에 접근할 수 있다.

연구 참가자 494명 가운데 약 12%(59명)가 연구 기간 중 SCS를 한 번 이상 이용했고 해당 개인의 마약 주사 사례의 약 8%만 이 SCS에서 발생했다. 추적조사에 실패한 111명 가운데 13명이 숨졌고 이들 중 11명의 죽음이 아편유사제(오이오피드) 과다복용과 관련이 있었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으나, 연구팀은 SCS 이용자들의 마약 과다 복용의 위험 감소, 피부 및 연조직 감염의 위험 증가, 비치명적 과다 복용의 비율 감소 등의 경향을 관찰했다.

한편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첫 번째 설문조사 때 20달러, 후속 설문조사 때 30달러 등을 각각 지급했다.

연구팀은 “마약 주사제 사용과 관련된 급성 치료 서비스의 이용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SCS를 다수 설치하고 적극 활용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Reduced Emergency Department Visits and Hospitalisation with Use of an Unsanctioned Safe Consumption Site for Injection Drug Use in the United States)는 ≪일반 내과 저널(Journal of General Internal Medicine)≫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 매체 ‘메드페이지 투데이’가 소개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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