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되면 일산화탄소중독 환자 급증…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정전이 더 빈번해지면서 일산화탄소(CO) 중독의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가 발표됐다.《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게재된 하버드대 의대의 연구서신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미국 보스턴에 있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의사이자 하버드대 의대 연구원인 크리스토퍼 워샴 박사 연구진은 2007년~2018년 미국에서 발생한 581건의 정전사태 관련 연방정부 데이터를 분석했다. 정전사태는 평균 48시간 지속됐다.

연구진은 그 다음 보험금 청구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정전 발생 10일 전 또는 10일 후 발생한 CO중독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자 799명을 찾아냈다. 그중 대다수인 580명은 정전이 발생한 이후에 응급실에 실려 왔다.

연구진은 정전이 48시간 이상 지속된 경우 CO중독이 3일차에 최고조에 달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정전 발생 후 3일차에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 수는 정전 발생 10일 전에 비해 9배나 많았다.

특히 지난해 겨울 폭풍이 텍사스 전역을 휩쓸어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을 때 CO중독자가 치솟았다. 이 사고로 1400여 명이 응급실에 입원했으며, 최소 11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유독 정전사태가 많았던 그해에만 정전으로 2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응급실로 실려 가고 400명 이상이 숨졌다.

정전 사태와 CO중독이 무슨 상관이 있는 걸까? CO는 휘발유, 석탄, 나무, 천연가스를 포함한 연료가 불완전 연소될 때 생성되는 보이지 않는 무취 가스다. 사람들이 들이마신 CO는 혈류 속의 산소를 대체하고 치명적일 수 있다. 미국폐협회(AAL)의 캐서린 프루이트 정책국장은 이를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렀다.

정전이 발생했을 때 CO중독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실내에서 예비 발전기를 가동하거나, 숯불 그릴과 캠프파이어 스토브와 같은 실외열기구를 실내로 들여와 난방을 하려다 중독되기 때문이다. 실내 온도를 높이려 가스레인지를 사용하거나 배터리를 데우거나 충전하기 위해 차고에서 자동차 엔진을 돌리다가 희생되기도 한다. 미국 적십자사의 트레이시 폭스 대변인은 “많은 사람들이 발전기가 실외에서만 작동되어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루이트 정책국장은 “실내에서 사용하기 위한 것이거나 적절한 환기가 되지 않는 한 안에 있는 어떤 것도 태우지 말라”고 경고했다.

CO 중독의 증상으로는 현기증, 두통, 메스꺼움, 혼란 등이 있다. 폭스 대변인은 이러한 증상이 느껴질 때는 즉시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911에 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루이트 국장은 산소공급기 같은 의료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전원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전기가 끊길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의사와 미리 상의하라”고 조언했다.

해당 연구서신은 다음 주소( 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c2113554 )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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