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간 기증한 고교생… ‘이 병’의 징후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등학교 2학년이 위독한 엄마에게 자신의 간을 떼어준 사연이 소개됐다. 18세 김 모 군은 간 기능이 악화되어 간이식 수술이 유일한 해결책이던 엄마(39세)에게 선뜻 간을 기증했다. 엄마는 아들의 간은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끝내 아들의 결정을 막지 못했다. 엄마는 간경화가 악화되어 콩팥도 나빠져 소변이 나오지 않았다. 복수가 차올라 최악의 상황으로 몰렸다.

◆ 간경화 악화… 복잡한 절차 거처 간 이식 수술

김 모 군의 어머니 이 모 씨는 1년 전 건강검진에서 간 검사 수치가 높게 나왔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불과 몇 달 만에 얼굴색이 검게 변하면서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간경화가 악화된 것이다. 병원 측은 이 씨에게 간이식 수술을 권했다. 남편, 친정 가족들이 검사를 진행했지만 모두 이식에 적합하지 않았다. 뇌사자 간이식을 위해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도 등록하기도 했다.

결국 큰아들이 나섰다.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엄마의 위중한 상태를 알게 되자 선뜻 간을 기증하겠다고 했다. 이식 가능 검사에서도 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들의 간만은 받지 않겠다는 엄마를 설득했다. 김 군이 만 16세를 넘겨 장기를 기증할 수 있지만, 미성년이어서 제도적인 제약도 넘어서야 했다.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결국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김 군은 앞으로 정기적으로 병원 검진을 하는 등 몸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래도 그의 얼굴은 밝았다.

◆ 간경화 징후는? 증상 나타나면 꽤 진행된 경우

간경화는 간 조직이 딱딱해지면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질병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 혈액 검사에서도 특별한 이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간 손상이 심하게 진행되면 얼굴과 몸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 혈액 중 일부 액체 성분이 빠져나와 복강 내에 고이는 ‘복수’ 등이 생길 수 있다. 간경화 말기에는 의식이 나빠지는 간성뇌증, 정맥류 출혈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 간경화의 원인…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과음, 비만 등

만성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과도한 음주, 비만, 간 독성 물질의 사용 등으로 간의 염증 상태가 지속되면 간경화가 발생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간경화 환자들의 원인 질환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경우가 48~70%로 가장 많다. 이어 음주, C형 간염 바이러스가 그 다음 순위를 차지한다. 만성 간염이 오래 되면 결국 간세포의 손상과 파괴를 일으켜 간경화로 발전할 위험이 증가한다.

◆ 여성은 술 대사 능력 떨어져…  간경화 위험 더 큰 이유

과음을 자주 하는 것도 간경화의 주요 원인이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적은 양의 알코올 섭취에도 간 질환 발생 위험이 더 높다. 같은 양을 마셔도 여성에서 알코올 혈중 농도가 더 높고 남성만큼 빨리 알코올을 대사시키지 못한다. 알코올의 독성물질이 몸속에 더 오래 남아 있기 때문에 간경화 위험이 커진다. 최근 비만, 대사 증후군의 영향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역시 간염, 간경화, 간암 위험이 커질 수 있다.

◆ 간경화 예방법은?

일단 간경화가 진행되면 원래의 정상 간으로 회복되기 어렵다. 적절한 치료를 통해 상태의 악화를 막는 것이 최선이다. 간경화의 원인을 치료하고 간에 추가적인 손상을 줄 수 있는 요소를 피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금주다.  간암 예방을 위해서라도 B형 간염 바이러스 예방 접종은 필수다. C형 간염 백신은 아직 나와 있지 않다. 비알콜성 지방간을 막기 위해 비만 예방도 중요하다. 흡연도 간에 나쁘다.  한약이나 약초, 건강기능식품들은 몸 안의 화학 작용에 영향을 미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전문가와 잘 상의해 섭취해야 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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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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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2022-01-27 17:23:09 삭제

      가족간의 기증이 제일 심적으로 힘들다고 알고 있습니다. 멋진 용기를 내주신 아드님이 정말 자랑스럽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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