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똥의 위험…변비 놔두면 대장암 될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똥 싸는게 힘들다!!!”
온 몸의 핏줄이 설 만큼 힘을 주면서, 속으로 배변의 원활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매번 깨닫는 사람들이 많다. 변비는 가장 흔한 소화기 질환 중 하나다. 변비는 정상적인 배변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배변 횟수나 양이 감소돼 배에 가스가 차거나 더부룩하고, 불쾌감을 유발한다.

현대인의 변비는 식습관 변화에 의해 식이섬유가 부족하고, 바쁜 일과속에서 배변 욕구를 반복적으로 억제한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갈수록 변비 환자가 늘고 있으며, 인구대비 16.5%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여성과 노인층에서 변비 발생 확률이 높다. 변비가 있으면 대변에 포함되는 유해물질이 장에 길게 머물게 된다. 이에 따라 변비가 있는 사람은 대장암에 걸리기도 쉽다라는 말도 있다. 사실일까?

◆ 변비가 있으면 대장암 위험도 높을까?  
변비는 많은 사람들이 치료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변비에 좋은 음식을 먹거나, 기능성 식품, 민간요법으로 자체 치료를 하기도 하고, 자극성 완화제가 포함된 변비약을 먹으면 잠시나마 호전되기 때문에 특별히 조처하지 않는다.

오래 두면 만성변비로 이어질 수 있고, 변실금과 치질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변비대장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변비로 인해 용종이 자랄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변비가 생기면 대장 내 독성물질들이 그만큼 대장 점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 용종이 생기기 쉬운데, 이 용종은 대장암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변비와 대장암이 관계없다는 학설도 있다. 일본의 후생노동성연구반이 전국 6개 지역의 40~69세의 남녀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1993년부터 실시한 역학조사에서 변비와 대장암은 관계가 없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대상자에게 배변의 빈도 등을 묻고, 평균 8년간 추적해 대장암 발병여부를 조사했더니, 배변횟수가 주 2~3회밖에 안 되는 변비환자들은 배변횟수가 매일 1회, 매일 2회 이상인 사람들과 비교해도 대장암 발병의 위험도가 증가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대변을 주 2~3회밖에 안 본다 해서 대장암을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변을 잘 보지 못한다면 다른 질병의 가능성도 있으므로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을 것을 권했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변비는 대장암의 직접적인 원인이나 위험 요인으로 볼 수는 없고, 변비가 심하다고 대장암의 발병률도 높다고 단정지울 수는 없다. 하지만 대장암의 증상 중에 변비가 포함되고, 변비로 인한 증상이 대장암이 있을 때의 배변 상태와 비슷한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다.

◆ 대장 건강에 떼레야 뗄 수 없는 변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장암이 있으면 배변횟수가 달라지고, 혈변, 변비 등이 나타나 배변 습관 자체가 변한다. 배변 후 잔변감이 있고, 복부팽만과 복통 등의 증상도 있다. 이는 변비에서도 나타나는 일련의 증상이다. 대장에 암이 생기면 장의 연동운동이 더뎌져 변비가 나타나기도 쉽다. 실제로 대한대장항문학회 조사에 따르면 대장암 환자 7명 중 1명이 대장암 진단 전에 변비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전적인 원인이 있는 사람이 음식과 다양한 발암물질 등의 환경적인 문제로 인해 용종이 발생하는 동시에 성장이 촉진되면, 이것이 대장암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변비가 지속될 때 용종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도 대장암과의 연관성을 띈다.

용종은 대장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자라나면서 작은 혹이 돌출된 상태를 말한다. 평균 0.5~2cm 정도로 더 커지는 경우도 있다. 이 용종은 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악성 용종과 비종양성 용종으로 나뉜다. 악성용종인 선종은 대장암으로 발전 가능한 신생물성 용종의 대표인 신생물성 용종을 선종성 용종이나 선종이라고 한다. 보통 대장암이 선종으로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선종은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대장암의 약85% 이상에서 선종이 발견되고, 나머지 15%정도에서 선종이 아닌 바로 암으로 진행된 경우로 보고된다. 따라서 선종의 제거가 곧 암의 예방이자 치료로 볼 수 있다. 대부분 용종은 자각증상이 없으며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안보여도 크기에 따라 복통과 하혈, 배변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 변비 있으면 면역력에도 영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처럼 변비가 대장암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장 건강이라는 교집합을 가지고 있는 만큼 생활 속 변비를 해결하면서 대장의 건 강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변비가 있으면 몸 전반의 면역력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대장 내 100조개가 넘는 유익균이 우리 몸의 면역력에 관여하는데, 변비가 있다면 유익균의 균형이 깨져 있다는 뜻과도 같다. 유익균 중 특히 장내 유산균은 면역 기능을 하는 체내 T림프구와 B림프구를 자극해 이들의 활동력을 강화한다. 변비를 완화하고 대장건강을 지킨다면, 대장암 예방은 물론이고 몸의 전반적 면역체계도 향상시킬 수 있다.

변비나 용종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식생활을 개선해야한다. 지방이 많은 음식은 피하고, 섬유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40대 이후 중장년층의 경우 과거에 없던 치핵이 갑자기 생기거나 변비와 설사, 평소와 다른 배변습관 변화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대장암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정희은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