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하는 것보다 책 읽으면 더 행복할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보다 더 행복하게 해줄까?

영국 옥스포드대 연구원 니클라스 요하네스가 주도한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이에 대한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많은 사람이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등 전통적인 미디어가 우리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미디어는 해롭고 전통적인 미디어는 유익하다는 믿음은 오히려 ‘엘리트주의’ 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두 달 동안 영국인 약 2200명을 대상으로 7가지 유형의 미디어 사용을 추적해 이들의 미디어 사용 습관을 파악하고, 이를 그들이 느낀 불안 및 행복 수준과 비교했다. 설문조사는 일주일 단위로 6회 실시됐다.

대상이 된 미디어는 음악, TV, 영화, 비디오게임, 책, 잡지, 오디오북이었으며, 참가자는 지난 한 주 동안 이 중 어떤 활동을 하며 여가 시간을 보냈는지와 각 활동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또한 각 설문이 진행되는 바로 전날 느끼는 행복 및 불안 정도를 보고했다.

그 결과, 얼마나 많은 시간을 책을 읽으면서 보내는지나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여 보내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으며, 두 가지 활동 모두 참가자의 행복감(sense of well-being)에 거의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책을 읽거나 오디오북을 들으며 시간을 보냈다고 해서 행복감이 더 높지는 않았으며 불안 수준이 더 낮은 것도 아니었다. 음악을 듣거나 TV, 영화를 보거나 비디오게임을 즐긴 참가자는 그러한 활동을 하지 않은 참가자에 비해 약간 더 초조해 하고 행복해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람들이 알아차리기에 그 차이는 미미했다.

어떤 매체를 사용하는지, 얼마나 오래 사용하는지는 행복에 거의 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 요하네스 연구원은 “정신 건강 등 큰 사회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미디어를 탓하기 쉽다”면서 “하지만 이번 연구는 일반적으로 미디어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는 소셜미디어 사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리고 다양한 유형의 미디어에 할애한 시간은 파악했지만 참가자가 소비한 책, 잡지, 음악, 비디오, 게임 등의 구체적인 컨텐츠는 자세하게 조사하지 않았다. 인과관계의 증거가 아닌 연관성으로 해석돼야 한다는 것.

이번 연구를 검토한 미국 조지메이슨대 심리학과 제임스 매덕스 명예 교수는 이 연구에서 현대 생활에서 오래된 기술과 새로운 기술의 사용이 정확히 구분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자신도 책을 읽을 때 마저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90%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매덕스 교수는 “TV를 시청하거나 비디오 게임을 하는 것보다 책을 읽는 것이 시간을 더 잘 활용하는 것이라고 오랫동안 믿어온 사람으로서, 이 결과에 놀랐다”며 “사람들이 소비하는 미디어의 실제 콘텐츠를 깊게 조사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지보다 무엇을 받아들이는지가 더 중요한지 여부를 알아보는 것이 다음 단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 년 전 한 연구에서 흔히 ‘문학 소설’로 불리는 작품을 읽으면 공감 능력이 향상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며 어떤 종류의 영화나 시리즈를 시청하는지 그 콘텐츠가 중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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