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 수술할 의사가.. ‘필수의료’ 전공의 대책은?

[김용의 헬스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내과·응급의학과 전공의 추가 모집에 나서자 전공의들이 반발하고 있다. 전공의는 전문의 자격을 얻기 위해 병원 등에서 수련하는 레지던트 등을 말한다.

복지부는 2022년도 내과·응급의학과 전공의 128명을 추가 모집한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 기여병원, 거점 전담병원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를 통해 감염병 위기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번 전공의 추가 모집은 절차와 국가의 장기적 의료 체계 수립을 무시한 근시안적 처사”고 주장했다. 전공의 인력을 단순 근로자로만 여겨 코로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을 대체하고자 하는 안일한 대책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전공의 추가 모집은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 내과, 응급의학과 전공의는 정원을 채우지 못한 수련병원이 상당수다. 매년 전공의 모집 때마다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내과의 경우 코로나 중증환자 치료기여 병원 위주로 추가 선발하는데 지원자 모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지역 공공의료 병원에서 수련중인 전공의들은 대부분 코로나 환자와 관련된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의 전공은 뒷전인 채 행정 업무, 잡무 등이 많아 제대로 ‘수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올해로 코로나19 유행 3년째인데, 전체 전공의 수련 기간에 해당되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정의학과 전공의 정규 수련 과정을 예로 들면 1~2년차는 각각 내과, 외과, 호스피스 관련 수련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외과와 호스피스 관련 수련은 건너뛰고 대부분 코로나 업무만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여러 분야에서 풍부한 임상경험을 쌓지 못해 수련의 질이 떨어지면 결국 환자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전공의들은 현재의 코로나 위기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두터운 방호복을 입고 회진, 백신 예방접종 예진, 코로나 환자 입원 업무, 당직 등 고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문제는 오미크론 유행까지 겹쳐 코로나 장기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 기간 3년을 코로나 업무로만 보낼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양한 임상경험이 필수인 전공의 입장에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는 공공 영역의 지방의료원 등이 개별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직접 나서 전공의 수련의 질을 확보하면서 코로나 방역도 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코로나 전담병원이더라도 군의관, 공보의 이외 추가 인력을 채용해 전공의 근무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다.

이번에 전공의 추가 모집에 나선 내과, 응급의학과는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와 함께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필수의료’다. 하지만 이 분야의 전공의 모집은 매년 미달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 교수들은 전공의를 구하지 못해 외래, 수술, 당직 등을 혼자 담당하며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 자칫 의료사고의 위험도 있다. 인턴 수급난에 전공의 지원자까지 더 줄어들면 병동 환자를 줄이는 방법 밖에 없다는 푸념이 나온다.

반면에 ‘피안성’(피부·안과·성형), ‘정재영‘(정신·재활·영상)은 해마다 전공의 지원율이 치솟는 인기과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필수의료’에 대한 지원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나왔지만 크게 나아진 것이 없다. 내 가족이 위중한 상황에서 수술할 의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한 밤중에 외과의사가 없어 피를 흘리며 이 병원, 저 병원을 돌아다녀야 한다. 일부 지역에선 출산이 다가오면 대도시 대학병원 근처에서 하숙을 하는 임신부도 있다.

정부는 이번 전공의 모집 확대와 맞물려 감염병 관련 의료수가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필수의료 수가도 함께 조정해야 한다. 현재 필수의료 분야는 작은 구멍만 나 있는 게 아니다. 한번 봇물이 터지면 걷잡을 수 없는 위기상황이 닥칠 수 있다.

손을 쓸 수 있을 때 바로 잡고 개선해야 한다. 전반적인 전공의 수련 정책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일이 터지면 구멍만 메우는 땜질 처방만 반복하면 안 된다. 우수한 전문의를 양성하는 전공의 정책은 국가 백년대계의 한 축이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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