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전공의 추가 모집에 “정부, 코로나 막기에만 급급”

[사진=Liudmila Chernetska/게티이미지뱅크]
내과와 응급의학과 전공의를 추가 모집한다는 정부 발표 이후 의료계가 들썩하다. 유례없는 전공의 추가 모집에 정부가 양질의 전문의를 양성하는 일보다 당장 코로나를 방어하는 일에 급급한 모양새라는 지적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지난 2년간 전공의들은 코로나 관련 업무에 상당 시간을 할애해왔다. 이로 인해 수련 과정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왔다. 코로나 관련 업무에 투입된 만큼 전문과목 수련 시간은 줄어들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보건복지부가 지난 5일 코로나 치료 의료기관에 내과와 응급의학과 전공의를 128명 추가 모집한다고 밝히면서, 전공의를 코로나 업무 ‘땜빵용’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전문단체와 전공의 의견 수렴 없이 복지부가 독단적으로 내린 이번 결정에 대해 “의료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근시안적 대처”라고 비판했다.

전공의 정원 책정은 전문의 관련 규정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데, 국가 차원에서 의료 계획을 수립할 때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통해 전문학회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절차 없이 복지부 혼자 전공의 추가 모집 결정을 내린 상황.

대전협은 정부가 전공의 인력을 코로나 국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값싼 노동력’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전공의 정원 증원과 추가 모집 의도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내과 전공의 정원을 코로나 중증환자 치료 병원과 거점전담병원에 배정하는 방침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코로나 병상 규모나 병상 운영 기간 등을 기준으로 전공의 정원을 배정하는 것은 수련 과정의 의도 및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

이미 타과에 합격한 전공의가 합격을 포기하고 내과 및 응급의학과 전공의 추가 모집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타과 전공의 미충원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

이로 인해 정부의 이번 전공의 추가 모집은 전공의 수련의 진정한 목적을 잊은 ‘코로나 방어 도구’에 불과하다는 비판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감염병 이슈가 코로나19 하나에서 끝나는 문제는 아닌 만큼, 장기적인 차원에서 양질의 전문의를 양성하면서 동시에 감염병에도 대응할 수 있는 의료체계를 꾸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서는 이달이나 다음 달이면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일시적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코로나 사태가 머지않아 진정세로 접어들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당장 코로나에 대응할 의료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음 팬데믹에 대응할 수 있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의료체계를 세팅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 의료계는 정부의 이번 전공의 모집 방안이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몰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바람직한 방안으로 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는 반응이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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