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질환, 우울증·당뇨병 부른다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잇몸 질환은 구강 건강을 넘어 몸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국 버밍엄대 연구팀이 치주 질환이 여러 가지 심각한 건강 문제의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잇몸 건강이 나쁘면 정신건강 문제를 비롯, 자가면역과 심혈관질환 등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미국질병관리예방센터(CDC)에 의하면 잇몸과 관련된 치주 질환과 충치는 치아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심각한 두 가지 질환이다. CDC는 30세 이상 사람들 중 47.2%가 치주 질환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65세 이상의 경우 그 숫자가 70.1%로 늘어난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제1저자 존 싱 찬단 박사는 “구강 질환이 진행되면, 삶의 질이 현저히 저하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구강 건강 악화와 많은 만성 질환, 특히 정신 질환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영국의 1차 진료 데이터를 활용해 치주질환과 여러 만성질환의 연관성을 탐구하는 등 현재까지 가장 큰 규모의 역학 연구 중 하나를 수행했다. 치주질환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그 초기 단계인 치은염을 측정하기 위해 잇몸 건강에 문제가 있는 영국 전역의 성인 6만4379명의 코호트를 확인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45세. 이 중 43%는 남성, 30%는 흡연자였다. 연구팀은 각 개인의 건강을 평균 3.4년 동안 추적했다. 그리고 치주질환이 없는 대조군과 비교해 추가적인 건강 문제의 발생 위험을 평가했다.

그 결과 가장 뚜렷한 연관성은 치주질환과 불안감, 우울증 등 정신건강 상태 사이 에서 드러났다. 잇몸질환자의 37%에서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했다.

공동연구 저자이자 치주 전문의 데반 레인디 박사는 “구취, 쓰러지는 치아, 흔들리는 치아, 궁극적으로 치아 상실 등 치주염의 결과가 개인에게 심리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감 상실, 사교 능력, 그리고 식사와 통증과 관련된 기능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정신 건강 문제에는 다원적 요소가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제1형 당뇨병, 관절염, 건선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은 잇몸질환 코호트 중 33%에서 발병했다. 한편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18%,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 26%, 기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7% 더 높게 나타났다. 구강 건강만 아니라 심신 건강의 위험성을 생각해 잇몸 이상의 초기 증세가 나타났을 때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는 《BMJ Open》에 실렸다. 원제는 ‘Burden of chronic diseases associated with periodontal diseases: a retrospective cohort study using UK primary care data’.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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