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히 알면서 걸리는 ‘이 암’의 정체는?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12월 29일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다른 암보다 위험인자가 잘 알려진 암이 여전히 환자 수가 많고 생존율도 낮은 것으로 나왔다. 바로 간암이다. 간염바이러스만 조심하면 85% 이상을 예방할 수 있는데, 매년 신규환자만 1만 6000여 명 쏟아지고 있다. 뻔히 알면서도 걸리는 암, 간암에 대해 알아보자.

◆ 한 해 신규 간암 환자 1만 5605명… 전체 암 중 사망률 2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간암은 2019년에만 1만 5605명 발생했다. 환자 수가 많을 뿐 아니라 예후(치료 후 경과)도 나쁘다. 5년 상대 생존율은 37.7%로 유방암(93.6%), 위암(77.5%)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사망률도 전체 암 가운데 2위다. 늦게 발견하면 치료가 쉽지 않은 암이다. 간암은 비교적 위험요인이 잘 알려져 있다. 만성 B형 또는 C형 간염, 간경변증, 알코올성 간질환, 지방성 간질환 등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최악의 암’ 범주에 들어 있다.

◆ 간암의 증상은?  증상 뚜렷해지면 꽤 진행된 경우

간은 아파도 증상을 보이지 않는 ‘침묵의 장기’다. 간암도 초기엔 증상이 거의 없다가 서서히 나타난다. 증상이 뚜렷해지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늦게 발견하니 치료가 어렵다. 간암의 증상은 오른쪽 윗배에 통증이 있거나 덩어리가 만져지는 것, 복부 팽만감, 체중 감소, 심한 피로감, 소화불량 등이다. 간경변증 환자에게 간암이 발생하면 갑자기 황달이나 복수가 심해진다.

◆ 간암 어떻게 생기나…  B형 간염 72%,  C형 간염 12%

간암 환자의 72%가 B형 간염바이러스, 12%가 C형 간염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았으며, 9%가 술(알코올)과 연관되어 있었다(대한간암학회 자료). 국내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는 예방 접종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최대 위험요소다.  C형 간염바이러스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간경변증도 간암의 강력한 원인으로 철저한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과도한 음주는 간경변증을 유발하고,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술을 마시면서 흡연을 하면 간암 위험이 더욱 커진다. 술은 특히 C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자의 간암 발생률을 높인다. 흡연이 간암 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담배 연기가 폐로 흡수되면서 유해물질이 간 등 온몸으로 퍼지기 때문이다. 비만인 사람의 간암 발생 위험도는 정상 체중보다 2배 높다.

◆ 간암 예방법… 간염바이러스 피하는 것이 핵심

간암을 예방하려면 간염바이러스 감염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간경변증도 간암의 위험을 높이므로 정기검진이 필수다. 우리나라 간암의 대다수가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다.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B형 간염바이러스 감염 상태는 혈액검사로 간단히 알아볼 수 있다.

B형 및 C형 간염바이러스는 혈액, 침, 정액 등에도 존재한다. 면도기나 칫솔을 나누어 쓰는 일, 주사기 공동 사용은 위험하다. 약물 중독의 경우 간 손상이 쉽게 일어나 간암 위험이 높아진다. B형, C형 간염은 성관계를 통한 전파가 가능하다. 안전한 성생활을 해야 한다. 제대로 소독하지 않은 기구를 사용한 침이나 뜸, 문신, 귀 뚫기 등으로도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 뜻밖의 예방법은?  의사가 커피 권하는 이유

만성 간질환 환자는 반드시 주기적으로 의사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 대한간학회는 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만성 간질환자에게 블랙커피(하루 3잔 정도) 섭취를 권하고 있다. 커피 속의 항산화 물질 때문으로 보인다. 간암 고위험군은 6개월에 한 번씩 복부 초음파검사와 혈청 속 알파태아단백을 측정하는 혈액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비만으로 지방성 간염이 생길 수 있다. 비만이 지속되면 간경변증과 간암의 위험이 있다. 음식 조절과 운동으로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게 좋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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