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패스 효력 정지 “의과학적 관점에서 아쉽다”

서울의 한 스터디카페 관계자가 방역패스 안내문을 떼어내고 있다. [사진=]
백신 미접종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시행되고 있는 ‘백신패스’가 연일 재판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백신패스의 필요성을 두고 왈가왈부하고 있는 것인데,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엇갈린다.

대한내과의사회는 방역패스가 국민들에게 ‘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점심시간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식당에서 자영업자들은 QR코드를 한 명씩 체크해야 하는 것도 모자라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면 손님들의 불평까지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란 것.

이는 앞서 코로나백신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에서도 발생했던 문제다. 대한내과의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매일 변하는 원칙 없는 예방접종 시행령으로 위탁의료기관은 접종자들에게 온갖 욕설 등 불평을 받아 번아웃 됐으나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 모든 책임을 위탁의료기관에 전가했다”고 말했다. 또, 방역패스가 도입된 이후 책임 전가 대상이 자영업자들에게 넘어갔다고도 지적했다.

법원도 방역패스 의무화 조치에 반대하는 주장에 일단 손을 들어줬다. 학원, 독서실 등의 방역패스 의무화 효력을 일시적으로 정지한 것. 법원은 방역패스가 청소년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아직 판결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방역패스에 대한 이번 법원의 판단에 대해 걱정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이 방역정책의 최종 심사권한을 가지게 됐다”며 “반발이 있는 모든 방역정책은 행정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당할 테고 법원이 결정해줘야 방역정책이 시행되는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도 이번 법원의 판단이 의과학적인 관점에서 이해가 부족해 아쉽다는 목소리를 냈다. 법원은 접종자 돌파감염도 많아 미접종자가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크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는데, 이에 대해 정 교수는 “미접종자가 다중이용시설에서 감염될 가능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법원이 제시한 통계자료의 측정기간이 짧고 백분율 환산이 잘못된 수학적 오류도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사법부가 방역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방역 전문가 등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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