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해소제, 과신 금물” 21종 분석 결과

혼술은 숙취를 부르기 쉽다. 숙취해소제를 너무 믿었다간 큰코다친다.[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많은 숙취해소제가 숙취를 말끔히 해소하거나 예방해 준다고 요란하게 광고되고 있다. 하지만 숱한 숙취해소제의 효과를 확신할 만한 뚜렷한 과학적 증거는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대학인 킹스 칼리지 런던, 사우스런던·모즐리 국가보건서비스(NHS) 산하 국립병원의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향 추출물, 홍삼, 한국 배즙 등 각종 숙취해소제의 효과에 대한 설득력 있는 과학적 증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의 경우 숙취 해소·예방 효과가 있긴 했으나, 과학적 증거가 희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의사와 일반 대중의 숙취해소제 사용 결정에 필요한 정확한 증거 기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엄격한 과학적 탐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숙취해소제 21종에 대한 위약 대조,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 21건을 평가했다.

일부 연구에서는 숙취해소제를 복용한 뒤 숙취 증상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일반적으로 방법론적 한계 또는 부정확한 측정법 때문에 모든 과학적 증거의 질이 매우 낮았다. 또한 문헌 조사 결과, 같은 숙취해소제에 대해 보고된 연구 결과는 2건도 없었다.

임상시험 21건(총 참가자 386명) 가운데 8건은 남성 참가자만을 대상으로 수행됐다. 특히 임상시험 연구는 일반적으로 숙취해소제를 평가하는 데 쓴 ‘알코올 유발 반응 검사(alcohol challenge)’의 성격과 시기에 대한 보고 측면에서 한계점을 안고 있었다. 또 마신 알코올의 유형 및 음식과 함께 제공됐는지 여부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일반적인 진통제인 아스피린, 파라세타몰 등은 숙취에 대한 위약 대조,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평가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향후 연구에서는 숙취 증상의 평가에 검증된 척도를 사용하는 등 훨씬 더 엄격한 방법을 적용해야 하며, 여성의 연구 참여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에머트 로버츠 박사는 “숙취는 심각한 고통을 일으키고, 고용과 학업 성취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숙취해소제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고려할 때 그 효과를 엄격히 평가한 결과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로서는 숙취의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술을 적당히 마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 평가된 숙취 치료제는 다음과 같다.

▶홍삼 ▶한국 배즙 ▶헛개나무(Hovenia dulcis Thunb) ▶커큐민 ▶프로바이오틱스(Duolac ProAP4) ▶클로비놀(정향 싹 추출물) ▶엘시스테인(L-cysteine) ▶NAC(N-아세틸-L-시스테인) ▶래피드 리커버리(엘시스테인, 티아민, 피리독신, 아스코르브산) ▶록소프로펜(록소프로펜 나트륨) ▶SJP-001(나프록센, 펙소페나딘) ▶필프로(필란투스 아마루스) ▶과일추출물(HDE) ▶다당류가 풍부한 오갈피나무 추출물(PEA) ▶엘오르니틴(L-ornithine) ▶손바닥 선인장(천년초, Prickly Pear) ▶아티초크 추출물 ▶’모닝핏'(건조 효모, 질산티아민, 피리독신 염산염, 리보플라빈) ▶프로프라놀롤 ▶톨페남산 ▶클로르메티아졸 및 피리티놀

이 연구 결과(The efficacy and tolerability of pharmacologically active interventions for alcohol-induced hangover symptomatology: A systematic review of the evidence from randomised placebo-controlled trials)는 과학 저널 ≪중독(Addiction)≫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 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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