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수준 높아지면 치매 줄어들까?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억력과 사고력에 심각한 문제를 보고하는 미국 노인의 비율이 최근 몇 년간 감소했으며, 고등 교육 수준이 그 이유의 일부일 수도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알츠하아미병 저널》에 발표된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3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토론토대 ‘인생 과정 및 노화 연구소’의 에스미 풀러-톰슨 소장이 이끄는 연구진은 ‘심각한 인지장애’를 보고하는 미국 노인의 비율이 2008년 12%대에서 2017년 10%로 감소했음을 발견했다. 그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미국의 교육성취도가 증가한 추세의 반영일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추론했다.

연구 책임자인 풀러-톰슨 소장은 많은 연구가 고등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사고력 저하와 치매 위험이 저하하는 것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지 비축 가설’로 불리는 이 가설은 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치매 과정에서 나타나는 뇌의 병적인 변화를 더 잘 견뎌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교육을 덜 많은 사람은 뇌의 병적인 변화에 취약하다는 말이다.

교육은 또한 치매 위험에서 중요한 다른 지표를 개선할 가능성이 높다. 더 많은 교육을 받은 사람은 흡연을 덜 하고, 운동을 많이 하며 건강한 식습관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만성적 질환에 덜 걸리고, 더 좋은 건강관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조사에서 남성 노인에 비해 여성 노인의 인지장애 개선효과가 더 높게 조사됐다. 심각한 인지장애를 보고한 여성노인은 2008년 13.6%에서 2017년에는 10%대로 3.6%포인트 이상 감소했다반면 남성노인은 2008년 10.2%에서 2017년 8.8%로 1.4%포인트만 감소했다. 감소폭이 2.5이상 차이가 난다.

이번 연구의 아쉬운 점은 치매 진단율의 증감을 함께 살펴보지 않은 것이다. 풀러-톰슨 소장은 “인지장애가 줄었다고 곧 치매가 감소했다고 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응답자들은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 상태 때문에, 이 사람은 집중하거나 기억하거나 결정을 내리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가?”라는 질문에 ‘예/아니오’로만 답했다. 풀러-톰슨 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에서 인지능력 감퇴가 덜해졌다는 점은 분명 좋은 소식”이라고 밝혔다.

미국인들의 뇌 건강에 긍정적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기존연구는 또 있다. 3세대에 걸친 가족력을 추적한 2019년의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Framingham Heart Study)’는 1977년에서 2008년 사이 치매 진단이 44% 감소했음을 밝혀냈다. 토론토대의 이번 연구는 이러한 추세를 업데이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알츠하이머협회(AA)의 매슈 바움가르트 건강 정책 부회장은 이번 연구 결과가 치매 발병률을 추적해온 기존 연구와 궤를 같이한다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이러한 패턴은 교육수준이 높은 고소득 서구국가에서만 발견되기 때문에 결코 보편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치매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구고령화가 광범위해짐에 따른 자연스러운 증가 때문이다. 바움가르트 부회장은 “일부 연구는 치매 발병률 감소를 가르키고 있지만 세계적 차원으로 눈을 돌리면 알츠하이머와 치매는 증가일로에 있다”고 말했다. AA에 따르면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인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미국인이 현재 600만 명을 넘어서며 2050년에는 거의 2배인 1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토론대대의 이번 조사는 65세 이상의 미국인 50만 명을 매년 표본으로 추출한 ‘아메리칸 커뮤니티 서베이’의 2008년~2017년 10년치 데이터를 토대로 한 것이다. 전체 조사 대상자의 숫자는 540만 명에 이른다.

해당 논문은 다음 주소( https://content.iospress.com/articles/journal-of-alzheimers-disease/jad210561 )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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