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불명 소아 돌연사, 단서는 유전자에?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만 1살 이하의 건강한 아기가 아무런 사전징후나 원인 없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것을 ‘영아돌연사증후군(SIDS)’라고 부른다. 세계적으로 매년 1000명의 영아 중 1~3명이 SIDS로 숨진다. 미국에서만 매년 수백 명의 아기들 목숨을 앗아가는 SIDS 원인이 유전자에 있다는 단서를 찾아냈다고 미국 건강의학 포털 ‘헬스 데이’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IDS가 대중에게 각인된 것은 1990년대 들어 미국 연방정부와 의료단체의 캠페인 덕분이다. SIDS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많은 부모들이 아기들을 바로 눕혀서 재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SIDS로 사망하는 아기의 숫자가 대폭 줄었다.

SIDS만큼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원인불명어린이돌연사(SUDC)’도 있다. 만 1세~18세 사이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부검을 실시해도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돌연사하는 것을 광범위하게 지칭하는 용어다. 미국 뉴욕대 랑곤의대의 오린 데빈스키 박사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 SUCD로 숨지는 어린이는 400명 가량이라고 한다. SIDS로 사망하는 아기는 1400명으로 그 4배에 이른다.

데빈스키 교수와 동료들은 그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2014년 이후 SUDC로 숨진 어린이와 그 부모의 유전자 표본 채집을 위한 등록부를 작성해왔다. 연구진은 여기에 등록된 124명의 어린이와 그 아버지와 어머니로 이뤄진 삼인조(‘트리오’)의 유전자 조합의 혈액 또는 조직 샘플을 분석했다. 특히 갑작스러운 심장사 또는 간질과 관련이 있는 137개의 유전자에 초점을 맞췄다.

뇌전증 환자는 매년 1000명 중 1명 꼴로 갑작스러운 발작으로 숨진다. 그 사인 역시 명확하지 않고 개인마다 다르다는 점에서 SUDC 또는 SIDS와 연관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연구진은 그 발작이 심장 부정맥이나 호흡곤란을 유발했을 때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분석 결과 SUCD로 숨진 어린이의 해당 유전자 변이가 일반인에 비해 10배나 많다는 것이 발견됐다. 또 11명의 어린이(약 9%)에게서 직접적 죽음의 원인이 된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다. 칼슘 기능을 조절하는 유전자였다. 이 유전자는 심장과 뇌 활동에 모두 중요하다. 칼슘 신호가 비정상적이면 심장 부정맥이나 발작을 일으킬 수 있으며 둘 중 하나만 일으켜도 치명적 결과를 낳는다. 이 연구결과는 이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미국 보스턴아동병원의 리처드 골드스타인 박사와 안나푸르나 포두리 박사도 SUDC의 유전적 원인에 대해 비슷한 연구를 하고 있다. 그들은 SIDS와 SUDC의 유일한 차이는 나이차이 뿐이라고 말한다. 심지어 엄마 뱃속에서 숨진 사산아도 SUDC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SUDC는 1세~4세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또 이들 대부분(90%이상)은 수면 중에 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SUCD 어린이 중 많은 경우가 발열과 관련된 발작을 일으킨 전력이 있는데 전체 연구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다시 SIDS와 SUCD 그리고 뇌전증이 연속성을 갖는다는 가설이 도출된다. 포두리 박사는 “만일 SIDS와 SUCD로 숨진 어린이들이 살아남았다면 뇌전증 진단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빈스키 교수팀의 연구로 SUDC 사례의 10% 미만이 칼슘 신호전달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이 규명됐다. 따라서 나머지 사례의 유전적 원인을 찾는 작업이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세 연구원은 입을 모았다.

골드스타인 박사는 “부모들이 이처럼 엄청난 손실을 입었을 때, 자연스러운 두려움은,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빈스키 교수팀이 발견한 유전자변이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신생유전자였다. 하지만 이런 유전자 변이가 부모의 정자나 난자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형제자매에게 비슷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포두리 박사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유아가 SIDS로 사망했다면 형제자매 역시 SIDS로 사망할 확률이 평균보다는 높다는 설명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주소( https://www.pnas.org/content/118/52/e2115140118 )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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