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없어 못 파는 인기약…국내 도입 시점은?

[사진=Avirut Somsarn/게티이미지뱅크]
2021년을 마무리하는 시점, 올 한 해 화제가 됐던 의약품은 무엇일까? 코로나와 관련된 의약품들을 제외하고는 ‘게임 체인저’ 비만 치료제로 불리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세마글루타이드)’가 미국 시장에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위고비는 지난 6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체중 관리를 위해 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로 승인 받았다. FDA는 전문가들이 이 치료제를 게임 체인저라고 불렀다며, 2021년은 비만 치료에 있어 역사적인 해인 것으로 묘사했다.

이후 위고비는 돌풍을 일으키며 시장에 진입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품귀 현상이 빚어질 정도로 수요가 높아졌다.

당초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개발된 위고비는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호르몬인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킨다. 또, 공복호르몬의 균형을 맞추도록 설계돼 있어 이후 체중 관리를 하는 데도 효과가 있는 치료제로 승인을 받게 됐다.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거나 당뇨병 등 체중 관련 질환이 있으면서 BMI가 27을 넘는 사람들이 처방 받는 약이다.

올 초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 약을 68주간 투여 받은 사람들은 체중의 15~20%를 감량하는 효과를 얻었다. 위약을 사용한 대조군은 체중의 2.4%를 감량하는데 그쳤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단 20주 만에 체중의 10%를 감량한 결과가 도출됐다. 단, 주사 투여를 중단한 사람들은 몇 주 안에 다시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는 결과를 보였다.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이 약을 지속적으로 투여 받아야 한다는 특징을 보인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약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벤처 투자가인 마크 안드레센은 팟캐스트를 통해 “위고비는 기적의 약”이라며 “음식과의 관계를 완전히 뒤바꿀 약”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위고비의 장기적인 효과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만큼, 이 같은 과대광고들의 범람이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노보노디스크는 현재의 처방전을 모두 감당할 만큼 위고비를 제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업계는 위고비의 이러한 인기가 2022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위고비는 이처럼 전례 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위고비를 처방 받은 사람의 70% 이상은 기존에 다른 비만 치료제를 처방 받아본 이력이 없는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비만 치료제에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던 사람들까지도 이 약을 처방 받기 위해 대거 몰려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하지만 위고비는 아직 장기적인 효과가 확인된 약은 아니다. 일부 건강 전문가들은 이 약이 장기적으로도 체중 관리에 효과가 있을지, 또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설명한다.

단, 단기적인 효과와 안전성은 확인된 만큼 노보노디스크는 유럽과 아시아 시장 진출에도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아시아인 15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b상 시험계획을 승인 받은 상태다. 아시아인 대상 연구는 비만의 기준을 BMI 25로 설정했다. 이를 통해 위고비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되면 국내에서도 사용 허가가 날 예정인데, 임상시험이 완료되는 시기는 내후년인 2023년 5월이다. 아시아인 대상 임상연구가 불필요한 유럽은 위고비 허가에 대해 현재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있으며, 내년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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