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명상, 암·코로나19 예방에 도움”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명상이 심리안정 및 신체건강에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면역력까지 좋아지게 할까?

매일 10시간씩 8일간 마라톤 명상캠프에 참여한 100여명의 남녀의 혈액샘플을 채취해 조사한 결과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수백 개의 유전자 활동을 증가시켰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미국국립과학원 회보》에 발표된 플로리다 의과대의 비야옌드란 찬드란 교수(소아과 및 신경과학)팀의 연구를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평균 나이 40세의 106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선정했다. 모두 미국 테네시주 맥민빌에 있는 ‘이샤(Isha) 내면과학 연구원’에서 8일간 실시한 명상 수련회에 참가한 사람들이었다. 8일간의 수련회 기간 참가들은 채식요리를 먹고 모두 규칙적인 수면 일정을 따랐다. 명상 시간은 하루 10시간씩 이어지며 묵념 속에 진행됐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혈액샘플을 여러 차례 채취했다. 수련회 5~8주 전, 수련회가 시작되기 직전, 수련회가 끝난 후 3개월 뒤였다. 놀랍게도 3개월 뒤 채취한 혈액샘플에서 ‘인터페론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68개의 유전자를 포함한 220개의 면역 관련 유전자 활동의 증가가 관찰됐다.

인터페론은 면역체계의 방아쇠 역할을 하는 항바이러스 단백질이다. 인터페론 신호전달이 활달해지면 암과 다발성경화증은 물론 심지어 코로나19같은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방어활동이 이뤄지게 된다. 찬드란 교수는 특히 코로나19가 중증반응을 일으키는 경우 인터페론 활동이 불충분한 것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자의 인터페론 반응유전자가 97%가량 활성화된 것을 발견했다. 반면 코로나19 환자의 데이터베이스를 추적한 결과 이 수치가 경증 환자의 경우는 76%, 가장 심각한 중증 환자의 경우는 31%에 불과했다는 것. 이와 더불어 염증 신호 전달 유전자 활동은 명상캠프 참석자들의 경우 안정적 상태를 유지한 반면 코로나19 환자들의 경우 급증한다는 점도 관찰됐다.

연구진은 명상이 이러한 유전자 활동의 변화를 일으켰다고 확실히 증명하진 못하지만 식이요법과 수면패턴의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명상수련회 참가자들에게 분자 차원의 변화를 가져다 준 것만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찬드란 교수는 “일상생활에서 그렇게 오랜 시간 집중적 명상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그 기간이 8일밖에 안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일 짧은 시간을 들여 장기간 명상을 하는 것도 면역체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찬드란 교수 자신이 이번 연구에 착수하기 전 하루 20분씩 48일간 진행되는 명상 프로그램을 마쳤다고 밝혔다. 그는 그 체험을 통해 머리가 맑아지고 집중력이 향상됐으며 명상효과의 근본적인 분자 메커니즘을 탐구하기 위한 이번 연구를 구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언제가는 명상이 뇌 건강을 유지하고 되돌리기 힘든 신경질환 치료법으로 각광받는 날이 오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주소( https://www.pnas.org/content/118/51/e2110455118 )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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