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은 유전? 뜻밖의 위험요인은 ‘이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암은 유전이다, 암 걸리는 것은 운명이다…” 암 발생은 유전 탓이라는 일각의 주장이 있다. 물론 불가항력적인 경우도 있지만, 암은 유전과 환경, 생활습관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유전성을 ‘경고신호’로 여겨 생활습관에 조심하고 검진을 열심을 받다보면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암 발생과 유전에 대해 알아보자.

◆ 가족성 암 vs 유전성 암

가족 내에서 한 종류의 암이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를 ‘가족성’ 암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원인 유전자를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 같은 환경에 노출된 가족 구성원들에게 같은 종류의 암이 발생했을 때 유전 뿐 아니라 환경적 요인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반면에 ‘유전성’ 암은 원인이 되는 특정 유전자가 정확하게 밝혀진 암이다. 예를 들어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가족성 용종증’의 경우 유전자(APC)가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가족성 암은 유전성 암의 개념보다 훨씬 포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 유전적 요인과 관련된 암 발생은 5~15%

암의 5~15% 정도가 유전적 요인과 관련되어 있다. 가족들이 공유하는 특정 유전자가 암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대장암의 경우 5%가 명확히 유전에 의해 발병하지만, 최대 15%까지 유전적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췌장암은 10% 정도를 유전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 ‘케이라스'(K-Ras)라는 특정 유전자가 췌장암 환자의 90% 이상에서 발견되는데, 이는 모든 암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이상 가운데 가장 빈도가 높다.

◆ 아버지가 ‘유전성’ 대장암… 아이들도 검사 필요하나?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FAP)’ 등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유전성 질환은 대장암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종양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아버지가 ‘유전성’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면, 아이들도 예방 목적의 선별검사가 필요하다. 선별 검사의 종류·시기·간격은 아버지의 유전성 대장암 ‘종류’를 명확히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정 유전자의 이상을 확진해야 자녀들의 검사에서 이를 적용할 수 있다.

◆ 유방암 예방 위해 멀쩡한 유방절제?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확인된 경우 예방적 절제술을 검토하기도 한다. 하지만 예방적 절제술 여부는 대상자의 나이와 건강상태, 환경 등을 면밀히 검토해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유방암을 100% 막을 수는 없으나 암 위험을 낮추는데 가장 효과적인 게 사실이다. 예방적 유방절제술은 유방암 위험의 90%,  난소난관절제술은 난소암 위험을 90% 낮출 수 있다. 예방적 난소난관절제술만 시행해도 유방암의 위험을 50% 낮출 수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예방적 절제술의 이득은 낮아진다.

◆ 암 발생은 환경적·유전적 요인 등 복합적… 정기검진, 생활습관 조심

‘최악의 암’으로 꼽히는 췌장암을 보자. 최대 위험요인은 뜻밖에 담배다. 흡연을 하면 췌장암의 상대 위험도가 최대 5배 증가한다. 췌장암의 3분의 1가량이 흡연으로 인한 것이다. 당뇨는 췌장암의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췌장암과 연관된 2차적인 내분비 기능 장애가 당뇨를 일으킬 수도 있다. 제2형 당뇨병이 있는 경우, 췌장암 발생 위험이 1.8배 높다. 만성 췌장염이 있어도 췌장암 위험이 증가한다.

이처럼 암 발생에는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한다. 유전성이 있어도 검진을 철저히 하고 생활습관을 조심하면 암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보고서에 따르면, 암 사망의 30%는 흡연, 30%는 음식, 10~25%는 만성감염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이어 유전, 직업, 음주, 호르몬, 방사선, 환경오염 등이 각각 1~5% 정도 관여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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