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DC 자문위 “얀센보다는 화이자·모더나 백신 권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예방접종실무자문위원회(ACIP)는 얀센 백신 보다는 화아자와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CDC의 전문가 패널인 ACIP는 16일(이하 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어 뇌와 내장에 혈전을 생기게 하는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의 위험 때문에 얀센 백신보다 mRNA백신(화이자와 모더나)을 추천한다는 권고안을 15대 0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혈소판은 혈액을 응고시켜 혈전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혈전이 너무 많이 생기면 혈액 내 혈소판이 줄어드는 증세가 동반된다. 특히 뇌의 정맥통로(정맥동)이나 내장정맥처럼 보통 혈전이 생기지 않는 부위에 혈전이 생기기 때문에 두통과 복통, 호흡곤란, 팔다리 부기 같은 증세가 동반된다. 혈전은 중요 기관의 혈관을 막을 수 있어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발생한다고 해서 ‘백신 유도성 혈소판 감소 혈전증(VITT)’으로도 불린다.

미국 건강의학 포털 ‘웸엠디’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ACIP의 권고는 세계적 추세의 반영이기도 하다고 보도했다. 덴마크는 지난 5월 코로나19 백신 프로그램에서 얀센 백신을 제외했다. 호주와 그리스는 바이러스백터 백신을 젊은이들에게 접종할 경우 얀센이 아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도록 했다. 바이러스백터 백신이란 비활성화한 다른 바이러스에 코로나바이러스의 항원유전자를 주입한 백신을 말한다. 얀센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둘 다 아데노바이러스를 백터로 사용한다.

얀센 백신 주사 후 TTS로 사망할 위험은 극히 드물다. 일반인에서 접종된 200만 명 당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위험은 30세~49세 사이 여성에게 더 높다. 이 연령대 여성 사망자는 100만 당 약 2명으로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얀센 백신 접종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건졌다는 것엔 이견이 없다.

ACIP는 지난 4월 TTS의 첫 사례가 밝혀진 후 얀센 백신 사용을 잠정 중단시켰다가 백신 라벨에 위험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경고가 추가된 후 10일만에 해제됐다. ACIP의 16일 의결은 경고 라벨만으로 TTS로 인한 사망 위험을 충분히 낮추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이뤄졌다. TTS는 액응고방지약물인 헤파린(heparin) 처방을 받은 적 있는 사람에게 발생할 확률이 더 높은데 의사들이 이를 인지하고 있더라도 손쓸 틈이 없을 정도로 증세가 빠르게 진행돼 추가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발표에도 불구하고 얀센 백신이 금지된 것은 아니다.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환자들이 그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고 해당 위험을 설명 받고도 얀센 백신을 택할 경우엔 언제든 접종이 가능하다. 얀센 백신은 1회 접종만으로 접종이 완료되며 2차 접종은 부스터 샷(추가 접종)에 해당한다.

미국에서 얀신 백신 접종은 지금까지 약 1700만 건이 이뤄졌으며 추가 접종에 해당하는 2차접종은 90만 건이 이뤄졌다. 지난 8월 말까지 미국에서 얀센 백신 접종 후 발생한 혈소판감소증후군(TTS)은 54건으로 절반 가까이가 30~49세 여성이었다. 얀센 백신 접종 이후 TTS로 인한 사망자는 총 9명이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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