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스윙 따라하다 ‘골병’ 난다?

[골프의학硏의 몸 지키는 골프] ⑫자신만의 스윙 머신 만들기

‘꼼꼼왕’ A씨는 최고의 티칭 프로를 찾아다니며 레슨을 받고 별의 별 연습도구를 다 갖춰 연습한다. 타석에 올라서는 신중하게 연습스윙도 몇 번씩 하고 주문을 외우는 것처럼 뭔가 중얼거린다. 스윙 폼도 프로를 닮아 멋지지만, 가끔씩 황당한 미스샷으로 동반자를 즐겁게(?) 한다.

골프장의 분위기 메이커 B씨는 연습장에도 거의 안 간다 하고, 라운딩 때 타석에서도 뜸을 들이는 법이 없다. 뭔가 요상한 스윙 폼이지만 신기하게도 티샷 결과는 예술이다. 그가 티샷을 하면 동반자들은 “골프 재미없다,” “또 악성 스트레이트냐”며 투덜댄다.

가장 큰 차이는 B씨는 골프가 몸과 마음을 함께 건강하게 해준다면, A씨는 온몸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아픈 ‘골병(골프 병)’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추어 골퍼 가운데 A씨 처럼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에게서 ‘골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공이 잘 안 맞아 오랜만에 다시 레슨을 받으며 허리와 골반의 통증이 점점 심해져서 골프는커녕 정상적인 일상생활도 어려워졌다며 진료실 문을 두드리는 이도 적지 않다. 대부분 다운 스윙 때 골반의 빠르고 정확한 타겟 방향으로의 체중 이동에 집중해서 연습하다 몸에 탈이 난 경우다.

이런 환자들을 진찰해보면 골반 바깥쪽 근육과 힘줄들이 심하게 고장나있는 경우가 많다. 급격한 체중 이동 탓에 골반의 후외측부와 다리를 연결하는 근육과 힘줄들이 늘어나는 충격을 반복해서 받다 보니 탈이 난 것이다.

근육과 힘줄은 힘을 준 상태, 즉 강하게 수축해서 팽팽해진 상태에서 갑자기 늘어나는 충격을 되풀이해서 받을 때 잘 다친다. 프로와 같은 멋진 스윙을 하려면 빠르고 강력한 체중 이동에 대해 회전축이 지탱하도록 받쳐주는 골반 후외측의 근육과 힘줄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나이가 들면서 조직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힘을 주고 있다가 박자에 딱딱 맞춰 풀어주고 다시 조여주는 조절능력이 떨어지면 이 부분이 더 잘 다치기 마련이다.

이런 환자들은 치료를 받고 일시적으로 증상이 좋아져도 연습장을 몇 번만 다녀오면 다시 치료 이전 상태로 돌아가곤 한다. 물론 당분간 골프를 아예 중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며 충분히 쉬는 것이 의학적으로는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이런 처방을 따르는 ‘골프 환자’는 한 번도 못 봤다.

이런 환자들에게 필자는 다음과 같은 처방을 많이 한다. 프로와 같은 스윙을 하기 어려운 몸이 됐다는 것을 받아들여, 체중이동과 골반 던지기에 대한 ‘집착’은 잠시 내려놓고(사실 힘 빼고 편안하게 휘두르기만 해도 각각의 자세와 원심력 때문에 어느 정도의 체중 이동은 저절로도 일어난다), 대신 어드레스 시 오랫동안 당연하게 지켜왔던 교과서적 발의 위치를 여러 가지로 바꿔 서보고, 그 상태에서 클럽이 스퀘어가 되도록 그립을 바꾸는 실험을 해보라는 것인데(이렇게 권해보면 스트롱 그립을 떠나 뉴트럴 그립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치료 효과가 꽤 좋았다.

아마추어 골퍼가 공이 잘 안 맞아서 새 티칭프로를 찾았다가 다른 스윙으로 바꿔 고생 끝에 공이 잘 맞게 되더라는 아름다운 스토리는, 새 스윙이 완성됐다 싶어 레슨을 끊고 몇 달 지나니까 다시 이전 스윙으로 돌아가 있더라는 슬픈 결말로 끝나는 경험담을 우리는 많이 듣는다.

안정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보다 멋진 스윙을 익히기 위해 레슨도 받고 연습도 하며 노력하는 건 물론 가치 있다.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다 신체 조건이 받쳐줘서 멋지게 성공하고 탈바꿈한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무리 노력해도 몸이 따라주지 않아 잘 되지 않고, 게다가 여기저기 병까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 처해 고민 중이라면,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편하고 별 신경 쓰지 않아도 언제든 반복해서 재현할 수 있는, 자기 몸에 배어있는 스윙을 하면서도 이제까지와는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자신이라는 스윙머신을 여러 가지로 다르게 설정해 놓고 맘껏 휘둘러 보는 실험을 해보라고 권한다.

비록 처음엔 샷의 결과가 좋지 않을지라도 일관된 탄착군을 형성하고, 힘 빼고 아무 생각 없이 아무리 많이 반복해서 연습해도 통증이 생기지 않는 편한 스윙을 찾아내기만 한다면, 당신은 일관성 있는 스윙머신을 가졌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남은 숙제는 그 스윙머신을 어떻게 다르게 놓아볼까 하는 것이다.

많은 골퍼들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공의 출발은 클럽 페이스의 방향이, 공을 휘게 만드는 사이드 스핀의 방향과 정도는 발의 정렬이 좌우한다. 물론 눈썰미 좋은 티칭프로의 도움을 받는다면 훨씬 더 쉽고 빠르게 영점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자기 몸에 맞는 새로운 셋업을 찾고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은 오롯이 골퍼 스스로의 몫이다.

프로 같이 이상적인 멋진 스윙을 포기하고 내 몸에 맞는 편한 스윙을 하면서도 휘었던 구질을 바로 펴 타겟 방향으로 보낼 수 있도록 나만의 스윙머신을 다르게 놓아보는 실험은, 성공하고 익숙해진다면 통증에서 벗어난 견고하고 일관된 샷이라는 멋진 선물을 줄 것이다.

또 꽤 괜찮은 덤이 따라오기도 하는데, 필요에 따라 의도적으로 페이드, 드로우, 슬라이스, 훅을, 그리고 공이 발보다 높거나 낮게 있을 때에도 원하는 방향으로 똑바로 보낼 수 있도록 해주는 능력이다. 물론, ‘골병’에서 벗어나게 한다. 아프고 나서 잘 치료하는 것보다 예방이 더 좋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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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
  1. aqu

    재밌고 유용한 내용이네요. 이대로 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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