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 치매 예방에 도움”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백내장 수술이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의사협회저널(JAMA)-내과학》에 발표된 워싱턴대 의대 서실리아 리 교수(안과학)팀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65세 이상 성인 3038명을 장기간 추적 조사했다. 조사 기간 853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는데 대부분 알츠하이머병이었다. 전체 참가자의 거의 절반이 백내장 수술을 받았는데 이들은 백내장 수술을 받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2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내장은 눈에서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져서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손상된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백내장 수술을 받으면 시력이 향상된다. 미국 국립안과연구소에 따르면 백내장은 매우 흔한 노인질환으로 80세까지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백내장에 걸린다.

연구진은 녹내장 수술의 경우에선 치매 발병 위험의 감소와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녹내장은 시신경 이상이나 안압증가로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녹내장 수술을 받으면 시야가 넓어지긴 하지만 직접적 시력향상과는 관련이 없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시력이 나빠져 집안에만 머물게 되면서 외부세계와 단절되고 신체운동 기회도 줄어드는 것이 뇌기능 퇴화를 불러오는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국계인 서실리아 리 교수는 “시력이 나빠지면 밖에 나가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지 않게 되고 안전에 대해 걱정하기 때문에 운동을 하고 싶지 않게 될 것”이라며 시력저하가 신체건강은 물론 정신적 자극도 둔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리 교수는 백내장이 수면주기를 조절하는 생체시계에 영향을 주는 청색광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백내장이 오래 되면 노랗게 보이게 되면서 청색광을 차단한다. 청색광은 눈의 망막에 있는 특정 세포를 통해 감지돼 수면주기는 물론 인지능력(기억력과 사고력)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백내장으로 인해 이 청색광 유입이 차단됨에 따라 인지능력 손상이 올 수 있다는 가설이다.

알츠하이머병협회(AA)의 클레어 색스턴 과학프로그램·대외지원 국장은 알츠하이머의 위험요인으로 백내장을 겨냥한 것은 설득력이 있다고 봤다. 그는 조사대상이 대부분 백인이라며 연구대상을 유색인종으로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한계를 지적하면서도 “보다 큰 그림은 심장건강, 시력, 청력을 포함한 전반적인 건강과 치매가 관련돼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인터넷 주소(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internalmedicine/fullarticle/2786583)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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