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두려움 vs. 포비아, 어떤 차이일까?

[사진=Milkos/게티이미지뱅크]
공포영화를 보거나 롤러코스터를 탈 때 머리끝이 쭈뼛해지는 동시에 즐겁다는 느낌이 든다면 이때 느끼는 공포는 ‘단순한 두려움’이다.

반면 이처럼 공포를 촉발하는 요인에 의해 불안감이 커지고 심신이 쇠약해지는 느낌을 받는다면 이때는 불안장애의 한 유형인 공포증, 즉 ‘포비아’라고 볼 수 있다.

심리학자인 사이먼 A. 레고 박사에 따르면 특정한 사물이나 공간, 상황 등에 대해 극심한 불안감이나 공포감 등을 느끼는 것은 진화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생존에 도움이 됐다. 맹수를 만나거나 절벽에 근접했을 때 즉각적으로 두려운 감정이 일어나야 위험한 상황을 모면하거나 무모한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포비아가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에 보다 극단적, 즉각적, 반복적으로 두려움이나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해당 사물이나 상황, 맥락 등이 삶을 크게 위협하지 않는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큰 공포를 느낀다. 보통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방식의 반응을 보인다는 것.

만약 이러한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일상에 영향을 미친다면 ‘포비아’로 볼 수 있다. 포비아가 있는 사람은 심각하면 학교, 직장 등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 같은 회피 방식은 단기적인 해결책일 뿐 근본적으로 포비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회피는 오히려 공포감을 키우고, 자신이 공포감을 느끼는 대상과 비슷한 또 다른 대상에 대해서도 두려움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포비아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포비아는 불안장애의 일종으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관점에서 정신건강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포비아 환자에게 진행하는 대표적인 치료는 인지행동치료(CBT)인데, 여기엔 ‘노출’ 방식이 사용된다. 자신이 공포를 느끼는 대상에 점진적으로 노출되는 것이다. 가령 곤충에 대한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곤충을 만났을 때의 자신의 대처능력을 과소평가하고 곤충을 만났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상황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곤충에 서서히 반복적으로 노출되다보면 자신이 생각보다 곤충에 잘 대처할 수 있으며 크게 나쁜 일이 벌어지지도 않는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치료법은 몇 달에서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으나, 그보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포비아를 해결하는 방안이 되기도 한다.

또한, 전문가들은 두려움이나 공포심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누구나 어느 정도의 공포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자신의 상황을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스스로에게 암시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더불어 두려움은 잘못된 반응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반응이기도 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에는 가상현실을 이용한 치료 연구가 하나의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비아 역시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거둘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에 대한 치료도구 개발과 임상연구 진행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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