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영양제 먹일 때 신경써야 할 일 3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2월 첫 날, 코로나 하루 확진자가 5,000명을 돌파했다. 정확히 5,123명. ‘단계적 일상 회복 (위드 코로나)’ 시행 한 달 만에 발생한 일이다. 늘어나는 확진자 숫자에 모두가 걱정하지만, 11월 22일부터 전면등교가 시작된 학교의 걱정은 더 크다.

학생들의 건강도 걱정이 되나 오랫동안 기다렸던 전면등교를 철회하는 것은 여러모로 쉽지 않다. 그래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강화를 비롯해 면역에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다. 특히 취학 아동을 둔 가정에서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영양제에 관심이 많다. 우리 아이 영양제를 먹일 때 신경 써야 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

◆ 아연, 비타민D 등 중복 성분 체크해야
어린이 영양제는 보통 아이들의 면역기능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많이 구매한다. 그래서 학부모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춰 면역기능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아연, 비타민D가 다양한 제품에 함유돼 있다.

한 가지 영양제를 섭취한다면 문제가 없으나 두 가지 이상의 제품을 함께 섭취한다면 중복 성분을 꼭 체크해야 한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는 아연은 하루 섭취량에 아연이 2.55 mg 이상 포함되면 기능성 정보로 ‘정상적인 면역기능에 필요’라는 내용이 표시돼 ‘면역’이라는 단어 때문에 더욱 많은 제품에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

아연만 들어있는 제품은 정보 확인이 쉽지만, 프로바이오틱스나 칼슘제 등에 섞여 있는 아연은 소비자가 신경 쓰지 않으면 중복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아연은 미량 미네랄로서 상한 섭취량 이상을 장기간 섭취하면 구리 등 다른 미네랄의 흡수를 저해하고 소화관 과민증 및 면역기능의 감소가 일어날 수 있다.

적정량의 아연은 면역기능에 필수적이지만 과량 섭취는 오히려 면역에 독이 될 수 있다.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서는 아연의 양면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섭취 가능한 상한 섭취량을 정하고 있다. 이때 상한 섭취량은 음식에서 섭취하는 아연의 함량도 포함하기 때문에 특별한 목적이 아니라면 상한 섭취량보다 조금 더 적게 섭취하는 것을 권한다. 참고로 만 6~8세 남녀 아동의 아연 상한섭취량은 13mg, 9~11세의 경우 19mg이다.

◆ 영양제가 음식의 영양분을 대체할 순 없어
어린이 영양제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아무래도 ‘밥 잘 안 먹는 아이’를 둔 부모들이다. 이럴 때도 아연이 함유된 영양제를 많이 섭취하는데, 아연이 부족하면 식욕 감퇴로 아이들이 밥을 잘 안 먹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영양제도 음식을 통해 얻는 영양분을 대체할 순 없다. 영양제를 섭취한 후 식사량이 조금 늘어났다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위주로 전반적인 식사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이들은 입에 넣었을 때의 음식의 식감에 따라 좋아하고 싫어하는 음식을 나누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아주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망고 같은 과일을 좋아하지만 딱딱한 식감의 배나 단감은 싫어하는 경우도 있다. 혹은 향이니 생김새에 예민해 그것을 기준으로 좋고 싫음을 구분하는 아이도 있다. 필자도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음식 먹는 데 취미가 없는 아이에게 밥을 챙기는 건 쉽지 않다. 이럴 때 영양제에만 기대기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의 특징을 보다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식재료나 메뉴를 선택하는 방식의 노력도 필요하다.

◆ 특정 영양성분이 강화된 식품 섭취 주의해야
아이들의 간식은 어른들이 먹는 일반 과자와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아이를 가진 소비자에게 건강에 좋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비타민과 미네랄 등 특정 영양성분을 강화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I사의 곡물바 형태의 간식 한 통에는 8.5mg 의 아연이 함유된다. 한 통에 8조각의 곡물바가 들어있으니 곡물바 하나를 먹으면 1mg 정도의 아연을 섭취하게 된다. 아이들의 아연 상한섭취량이 높지 않은 것을 감안할 때 과자를 포함해 특정 영양성분이 강화된 가공식품 형태의 간식을 많이 먹는 아이라면 영양제를 섭취할 때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또 다른 예는 얼마 전 필자의 경험담이다. 마트의 음료코너에서 일반 요구르트인줄 알고 구매했던 한 제품에 ‘건강기능식품’이 표시될 만큼 높은 함량의 비타민과 미네랄이 들어있었다. 제품 자체의 품질은 좋았지만, 이미 영양제를 먹고 있는 아이에게 먹이기엔 지용성 비타민의 섭취량이 높아져 장기적으로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까 걱정돼 더 이상 구매하지 않았다.

이렇듯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우리의 생각보다 너무 많은 곳에 영양소가 녹아있다. 식품 그대로 섭취하는 것은 괜찮지만, 즙이나 가루를 포함해 가공된 형태로 섭취하는 것들은 특정 성분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 기억하자. 몸에 좋은 것도 너무 많이 먹으면 독이 될 수 있다.

    노윤정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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