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량 지수를 과신하면 안 되는 까닭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체질량 지수(BMI)는 몸무게와 키의 비율을 나타내는 수치다. 예컨대 몸무게 60kg에 키가 1.7m(즉, 170cm)라면 60을 1.7의 제곱으로 나눈 값, 약 20.76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25를 넘으면 과체중, 30을 넘으면 비만이고, 대한비만학회는 23을 넘으면 과체중, 25를 넘으면 비만으로 본다. 이 수치가 ‘너무 높으면’ 심장 질환과 고혈압, 당뇨병, 일부 암의 발병 위험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그러나 연구 결과는 통념과 충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에 따르면 BMI 상 과체중인 사람의 절반, 비만한 사람의 1/4은 혈중 지질과 당 수치가 정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BMI가 정상 범위에 있는 사람 중 1/3가량은 관련 수치가 건강하지 않았다. 또 2016년에는 BMI가 높다고 해서 심장 마비 위험이 반드시 커지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도 스웨덴에서 나왔다.

BMI 산출 공식은 1832년 벨기에 수학자 랑베르 아돌프 케틀레가 만들었다. 의학적 목적이 아니라, 유럽인의 평균적인 몸집을 가늠하기 위한 수치였다. 즉, 인구 전체의 양상을 보기 위한 것이지 개인의 건강 상태를 평가하려고 만든 공식이 아니다.

BMI는 지방과 근육도 구별하지 못한다. 예컨대 근육질의 운동선수는 다른 모든 지표가 ‘건강’을 가리키지만, BMI가 높은 경우가 있다. 반대로 고령자는 근육량이 줄어 BMI가 정상 범위에 머물지만, 각종 대사성 질환과 골다공증 등을 앓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BMI가 정상 범위에 있는 사람들의 착각이다. 수치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의 범위에 있다면 조심이라도 하지만, 정상 수치라면 ‘나는 건강하다’는 과신에 빠질 수 있기 때문.

엘리자베스 와서나 박사는 미국 건강 매체 ‘프리벤션’에 “인체는 단순한 숫자와 계산으로 설명할 수 없다”면서 “건강 상태는 몸무게와 키 외에도 다른 많은 요인을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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