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젊은층 “기후변화 두렵고 무섭다” (연구)

[사진=piyaset/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 많은 젊은이들이 기후변화에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호주에서는 최악의 산불 사태가 발생했다. 한반도 면적의 85%에 이르는 숲이 불에 탔다. 미국 캘리포니아 역시 매년 산불로 극심한 피해를 겪고 있다. 북반구의 여름은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고, 2035년이면 북극의 빙하가 모두 녹아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수와 가뭄, 허리케인 등도 갈수록 파괴적인 위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모두 극심한 기후변화와 함께 일어나는 현상들이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존 문제다. 이로 인해 기후변화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 역시 커지고 있다. 특히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젊은층에서 기후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기후 공포증(climate anxiety)’ 혹은 ‘생태 불안(eco-anxiety)’ 등으로 불리는 현상으로, 기후 변화와 환경 위기로 나쁜 일이 벌어질까봐 두려워하는 상태다.

영국 바스대 연구팀은 기후변화에 대한 젊은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 등을 살피는 연구를 진행했다. 사회과학연구네트워크(SSRN)에 프리프린트 논문으로 실린 이 글로벌 연구는 정부가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방식에 대한 젊은 사람들의 감정과 생각도 조사했다.

호주, 핀란드, 인도, 브라질 등 총 10개국에 거주하는 16~25세 1만 명을 모집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심리 및 법률 관련 전문가 11명을 통해 기후공포증을 측정할 수 있는 평가지를 만들었고, 실험참가자들은 연구팀의 설문 목적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해당 조사에 참여했다.

설문조사는 기후변화에 대한 걱정,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대응에 대한 생각, 기후변화가 그들의 일상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질문을 담았다. 또한, 기후 변화와 정부 대응 등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보다 면밀하게 조사할 수 있는 항목들을 마련해 점수를 측정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0%가 기후변화에 대해 ‘매우’ 혹은 ‘극도로’ 걱정이 된다고 답했다. 또한, 45% 이상은 기후변화가 그들의 일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특히 기후변화의 영향을 보다 직접적으로 받는 지역 혹은 빈곤지역에 사는 사람일수록 기후변화를 더욱 위협적으로 받아들였다.

실험참가자들의 부정적인 감정 반응 역시 다양하게 드러났다. 응답자의 77%는 미래가 무섭게 느껴진다고 답했고, 50% 이상은 기후변화에 대해 두려움, 슬픔, 불안, 분노, 무력감, 죄책감 등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기후변화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이나 무관심으로 일관한 답변은 거의 없었다.

응답자들은 자신이 주변 사람들에게 기후변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절반 정도의 사람들은 이를 주의 깊게 듣지 않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도 답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안심이 된다는 반응보다는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전반적으로 젊은 사람들은 기후변화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 단,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에 대한 개인의 감정과 생각을 측정하는 표준 측정법이 아직 없는 상태에서 진행된 연구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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